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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6만원대로 LTE 데이터·음성·문자 무제한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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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LG유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LTE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무제한’ 상품 2종을 2일 출시했다. 이상철(가운데)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음성통화와 데이터 통신량에 제한을 없앤 요금제로 서비스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LG유플러스]

이동통신업계가 ‘무제한’ 경쟁을 시작했다. 이통 3사는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일제히 선보였다. 이젠 2년 약정 시 할인을 감안해 월 6만원대(부가세 제외) 요금만 내면 음성·문자는 물론 초고속 데이터까지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본격적인 ‘데이터 무제한 시대’가 열린 셈이다.

 선전포고는 LGU+가 했다.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LTE8 무한대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월 정액 8만원인 ‘LTE8무한대 80’과 월 8만5000원에 모바일TV 등 자사 전용 부가서비스 8가지를 이용할 수 있는 ‘LTE8무한대 85’ 2종으로 구성됐다. 24개월 약정을 하면 매달 1만8000원 할인이 적용되므로 실제 부담금 각각 6만2000원과 6만7000원이다. LGU+는 “국내 이동통신 역사상 월 6만원대에 모든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도 바로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며 맞불을 놓았다. SKT는 기존 음성 무제한 요금제인 ‘LTE전국민 무한 75+안심옵션 팩’, ‘LTE전국민 무한 85’, ‘LTE전국민 무한 100’의 혜택을 업그레이드한 무제한 요금제를 3일부터 선보인다. 요금제에 따라 월 8~16GB의 기본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와 별로도 매일 2GB까지 추가 데이터를 쓸 수 있다. 기존에 가입한 고객은 별도의 절차 없이 혜택이 자동 적용된다. KT도 질세라 비슷한 상품구조를 갖춘 ‘완전무한 실속요금’, ‘완전무한 129’ 2종의 무제한 요금제를 7일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세 업체가 동일하다. 다만 기본 데이터를 다 소진한 이후 속도에선 차이가 난다. LGU+는 매일 2GB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하면 초과 사용량부터 속도를 3Mbps로 제한한다. 이 부회장은 “3Mbps라도 모바일TV,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 등을 이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일부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상업적으로 악용하는 경우만 막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KT와 KT는 기본 데이터를 소진한 뒤 속도를 어느 정도로 제한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LGU+ 수준에 맞출 것이라는 기본 방침만 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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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금제 선택의 폭은 SKT가 더 넓다는 평가다. SKT는 월 9000원으로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7시~9시, 오후 6시~8시에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출퇴근 프리’ 요금제를 선보였다. 또 3500원만 부담하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2배가 되는 ‘24시간 할인권’ 상품도 선보였다. KT는 가장 싼 가격에 무선은 물론 유선 음성통화까지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무조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로 갈아탄다면 되레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예컨대 월 음성 350분, 데이터 5GB를 쓰는 사용자라면 월 4만6000원(LTE62요금제, 24개월 약정할인 포함)짜리 기존 요금제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

 이통사의 무제한 경쟁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통사들이 소모적인 보조금 싸움에서 벗어나 가격·서비스 중심으로 경쟁구도를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적 측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모바일 트래픽 폭증과 이로 인한 시설투자로 이통사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상승했지만 SKT(-4.61%)·KT(-1.19%)·LGU+(-4.69%)의 주가는 하락세였다. 로아컨설팅 김진영 대표는 “음성과 초고속 데이터를 모두 무제한으로 푼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며 “이통사들이 앞으로는 통신요금이 아니라 콘텐트 등 다양한 부가상품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LGU+는 이날 이 부회장의 기자간담회 중 SKT가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뿌린 것에 대해 언짢은 심기를 드러냈다. LGU+ 유필계 부사장은 “경쟁사 최고경영자가 획기적인 요금을 발표하는 와중에 ‘맏형’ 역할을 해야 할 회사가 남의 것을 베낀 상품을 내놓는 건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손해용·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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