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둑] 최철한 속전속결 … 천야오예 꺾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천야오예(左), 최철한(右)

9일 중국 징더전(景德鎭)에서 열린 제3회 자도론도전봉대결(瓷都論道<5DD3>峰對決) 한·중 정상대결에서 한국대표로 초대받은 최철한 9단이 중국대표 천야오예에게 273수 만에 백 1집반승 했다. 이로써 최철한은 6년(2007~2012) 동안의 8연패 강박을 극복하고 2013년 이후 3승1패로 천야오예를 앞서게 되었으며 최근 중국세에 주춤해진 한국기사들에게도 힘을 안겨주었다. ‘자도’는 1000년에 걸쳐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의 도자기 도시 징더전을 말한다. 상금은 15만 위안(약 2600만원)으로 단 하루 만에 대회를 시작하고 끝을 봤다.

 중국에서 개인 초청 대회는 빈번하다. 지난 2월 한국의 이세돌과 일본의 무라카와 7단, 중국의 스웨 9단을 초청한 하세배 외에도, 광시성 구이린시에서 열리는 구이린배도 일본과 한국·중국에서 1명씩만 초대해 승자를 가렸다. 3월 30일 제3국을 기다리고 있는 이세돌과 구리의 10번기는 그 규모나 비중에서 일반적인 세계대회 못지않은 것으로 애기가들의 흥미를 크게 유발하고 있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3일에서 6일에 전 시합을 끝내는 이런 이벤트성 대회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열린 적이 없다. 전통을 중시하는 일본과 최근 스포츠로 정체성을 바꾸었지만 예도(藝道) 측면을 강조하는 한국의 경우는 바둑을 일회적으로 보는 것에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달리 스포츠로 전향한 지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와 사회가 높은 유동성을 자랑하고 있는 중국처럼 변화가 심한 사회에서 전통과 관습은 힘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1년에 걸쳐 대회를 진행하는 방식에는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식상해하는 면이 없지 않다. 도전기 제도가 거의 사라져버린 현실은 그 점을 대변하고 있는데, 전문기사의 실력이 평준화된 지금 일리 있는 현상이라는 지적도 많다. 개인전과 단체전의 혼용, 활발해진 국가 간 교류, 단기간의 이벤트성 대회와 1년 단위의 대회가 섞여 있는 오늘의 현실은 바둑이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문용직 객원기자

▶ [바둑] 기사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