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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들이 선거 판세 잘 읽는다" 안랩 주가로 본 안철수 기상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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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쩐(錢)’들이 제일 잘 알지.”

 지난 2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이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민주당 관계자가 한 말이다. 미래가 궁금하면 시장에서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위원장이 만든 안랩의 주가 동향을 보란 뜻이다.

 안 위원장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지만 아직 안랩의 최대주주다. 안랩 보통주 186만 주(18.6%)를 보유하고 있다. 9일 현재 안랩 주가(6만3200원) 기준 1175억원대다.

 그의 진로와 안랩의 주가는 공교롭게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안 위원장의 정치적 선택은 초기 일주일 안랩의 주가가 오를 때는 성공, 떨어질 때는 실패일 때가 많았다.

 안 위원장은 2012년 9월 1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출마 선언 전날 12만5000원이었던 주가는 일주일 후 8만5400원에 머물렀다. 무려 31.7%가 빠졌다. 그해 정치권을 강타했던 ‘안철수 신드롬’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였다. 시장의 예상대로 안 위원장은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도중 출마를 포기해 대선 꿈을 접고 말았다.

 2013년 3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때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졌다. 안 위원장이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자 안랩의 주가는 일주일간 급상승했다. 31.8%가 올랐다.

실제 안 위원장은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를 27.7%포인트 앞선 60.5%의 득표율로 크게 이겼다.

 지난해 11월 ‘안철수 신당’ 창당 선언 직후는 어땠을까. 윤여준 새정치연합 의장과 김성식 전 의원 등이 합류하면서 창당까지 갈 거라는 예상이 많았음에도 주가는 9.1% 하락했다.

2일 안 위원장은 민주당과 전격 통합을 발표했다. 독자 창당이 물거품이 됐고, 시장의 예언이 또 한번 맞았다.

 이번은 어떨까. 3월 첫 주 안랩의 주가는 개장 5일간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결국 전주 금요일 종가보다 2.0%가 상승한 채 마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가가 상승할 때는 투자자들이 모여들고 그들은 안 위원장이 잘되기를 기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며 “이번은 그만큼 예측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성운·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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