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의 처 엽기살인

중앙일보

입력 1975.06.30 00:00

지면보기

종합 07면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내연의 처를 살해, 사체를 토막내 동네 쓰레기하치장에 내다버린 엽기적인 살인범 이팔국(47·서울 종로구 명륜동3가16·무직)이 범행 10일만인 30일 서울동대문경찰서에 살인·시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됐다.
전직 푸줏간주인인 이는 지난20일 상오1시쯤 자기집 안방에서 1년9개월 동안 동거해온 서울충무로 여왕다방 전 마담 이숙자씨(43)가 별거를 요구한다고 싸우다 이씨를 살해, 처리한 다음 가출한 것처럼 위장해있다가 죽은 이씨의 전남편 소생의 딸 김 모씨(23)의 가출신고에 따른 경찰조사로 범행이 탄로났다. 이는 25일부터 경찰의 조사를 받던 끝에 27일 범행일체를 자백했는데 『지금도 아내를 사랑하고 보고싶다』 『재생의 길을 걸을 수 있게 사형만은 안되게 해달라』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경찰수사에서 드러난 범행·검거경위 등은 다음과 같다.

<범행경위>
이는 사건전날인 19일하오 내연의 처 이씨가 경영하는 명동2가32의2 성지의상실에서 이씨를 만나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밤11시30분쯤 귀가하자마자 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내연의 처 이씨가 여왕다방 마담으로 있던 73년9월부터 동거를 해왔으나 이가 하는 일 없이 룸펜생활을 하고있고 다방을 판돈 1백여만원을 몰래 써버리는 등 마음이 맞지 않아 지난10일자로 별거를 합의했으나 이의 요구에 따라 19일까지만 동거키로 하고 이날 밤 마지막 저녁을 나눈 것.
싸움은 내연의 처인 이씨가 별거합의대로 곧장 패물을 챙기는 등 짐을 꾸렸으나 이가 이씨의 도장을 위조해 13일자로 혼인신고가 된 호적등본을 들이대고 『헤어질 수 없다. 만일 다른 남자와 사귀면 간통죄로 고소하겠다』고 위협해 벌어졌다.
이는 대드는 이씨를 그 자리서 죽인 다음 중문 밖 목욕탕으로 시체를 옮겨놓고 식도로 상오6시까지 뼈와 살을 따로따로 발라 뼈는20일 하오9시30분쯤 5백m쯤 떨어진 혜화동74의36 혜화슈퍼마키트 옆 쓰레기 손수레에 버리고, 살은 김칫독에 버무려뒀다가 21일 0시30분쯤 역시 1백여m떨어진 성균관대 담 옆 쓰레기하치장에 내다버렸다.
이는 범행 때 아내를 잘못 밀쳐 숨졌다고 주장하고있으나 경찰은 이의 손에 난 손톱자국으로 미루어 목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있다.

<검거경위>
이는 범행 뒤 장남에게 누가 물으면 『새엄마가 20일 상오7시40분쯤 전화를 받고 집을 나갔다고 말하라』고 이른 다음 24일 하오6시50분 관할 명륜파출소에 위장 가출인 신고까지 내고 범행을 숨기고있었으나 죽은 이씨의 전남편 소생 김 모씨가 어머니가 의상실에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21일 상오 이씨집을 찾아갔다가 새벽에 나갔다는 말을 수상히 여겨 22일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장남으로부터 가출위증부탁을 받았다는 증언 등을 듣고 이를 추궁 끝에 범행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이씨의 사체를 찾기 위해 쓰레기가 가는 성동구 청담동 매립지를 뒤졌으나 수색이 불가능해 범행의 직접적인 물증은 찾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 주변>
범인 이는 경북 영천군 출신으로 서울시내 모 대 법정대1년을 중퇴, 육군에 들어가 헌병 중사로 제대했다.
67년께 동두천에서 푸줏간을 하면서 양주군 축산기업조합장·동두천체육회 회장을 지냈고 한때 서울청년회의소 특별회원이기도 했으며 69년 아내와 사별했다.
변을 당한 이씨는 8년 전 2남1녀를 둔 전남편 김 모씨와 합의이혼, 다방을 경영하다가 사건브로커 노릇을 하며 출입이 잦은 이와 알게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