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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오거돈 신당행에 촉각 … 광주는 서울시장 선거에 더 관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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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호 07면

▶ 1면에서 계속

광주는 영 딴판이었다. 택시 기사 박훈일(44)씨는 “민주당이 참 거시기해서 이번에 한번 매서운 맛을 보여줄라 했는디”라고 운을 뗐다. “그럼 양측이 합당해 아쉬운가”라고 물으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건 아니재. 우린 힘이 약하고 혼자만으로 안 되니 당연히 합쳐야지요. 그건 잘한 겨”라고 답했다.

 안철수 개인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거의 없었다. 그저 “인상이 좋아 보인다”거나 “우리편 됐승께 고맙지라”는 투였다. 대신 큰 정치 지형의 변화에 관심이 많았다. 상무지구 커피숍에서 만난 박두일(51)씨는 “2002년에 왜 광주가 한화갑을 안 찍고 부산 사람 노무현을 찍었을까요. 이왕이면 될 사람을 밀어야재”라고 했다. 주부 김영숙(45)씨는 “여기 사람들은 전략적 투표가 몸에 배어 있다. 모두가 정치전문가”라고도 했다.

 광주시 동구 충장로에서 만난, 대학교수라고 본인을 소개한 중년 남성은 “한동안 호남에서 민주당보다 지지율이 높던 안철수 인기가 왜 빠진 줄 아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경남·부산에서 자기 사람을 못 내놓잖아요. 그것에 실망한 겁니다. 광주는 광주만 보지 않고 전국을 다 봅니다. 지금은 합쳤으니 우선 안철수를 밀지만 (안철수) 힘 빠지면 싸늘하게 돌아설 겁니다”라고 했다.

 대전의 반응은 잠잠한 편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곳의 KAIST 교수를 했던 연고가 있다. 대전역에서 만난 회사원 박상희(42)씨는 “안철수 통합 신당에 대한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욕하는 사람도, 좋다는 사람도 별로 없다. 아마 지역색보다는 세대나 개인적 성향에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서울특별시 천안구라는 말을 이쪽에선 심심치 않게 쓴다. 그만큼 충청 지역이 수도권과 연동화됐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안철수-민주당 통합 신당이 부산·광주·대전의 광역단체장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부산에선 현재 무소속으로 출마한 오거돈씨의 인기가 대체로 높은 편이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거론되는 3인(권철현·서병수·박민식)과의 양자대결에서 결코 밀리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부산 지역 관계자는 “4년 전 김정길씨가 야당 후보로 나왔을 때도 5%포인트밖에 이기지 못했다. 그에 반해 오거돈씨는 과거 두 번이나 낙선해 시민들이 일종의 부채 의식을 갖고 있다”고 전망했다.

 관심은 오씨와 신당의 역학 관계다. 부산의 택시 기사 정진강(58)씨는 “서민적이라 오거돈이 좋긴 한데 미덥지가 않아. 당선되면 안철수 쪽으로 홀랑 갈 거 아냐”라고 했다. 국제시장 건어물가게 사장은 “오거돈이 새누리로 나오면 딱인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광주에선 달랐다. 양동시장의 한 상인은 “강운태(현역 시장)나 이용섭(국회의원)이나 거기서 거기여”라고 했다. 오히려 “서울 시장 누가 유리하여? 정몽준처럼 돈 많은 사람 되면 서민들한테 힘들텐디”라며 서울시장 선거에 더 관심을 보였다. 대전의 경우 여야의 대진표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탓인지 취재에 응한 시민들은 대개 예비 후보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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