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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후폭풍 견디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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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본선 8강전>
○·스웨 9단 ●·박정환 9단

제12보(154~172)=좌변 흑 집이 어마어마하게 커지면서 흑 우세의 형국이 됐습니다. 156, 158을 선수해도 맛은 지독히 나쁘지만 당장 수가 나지는 않습니다. ‘참고도1’ 백1로 끊어도 이제 흑은 2로 두어 5점을 버립니다. 백은 뭔가 박자가 잘 맞지 않게 됐지요.

 그 발단은 우상 백△였습니다. 이 수를 두다가 좌변을 통째 흑 집으로 굳혀주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스웨 9단은 중국 1위이자 비공인이지만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는 기사입니다. 바둑의 새로운 세력으로 자리잡은 중국 ‘90후’의 상징이기도 한 인물이지요. 따라서 백△가 그토록 허망한 수일리는 만무한 겁니다. 백△는 단지 ‘집’만을 챙긴 수는 아니며 이제부터 박정환 9단은 그 후폭풍을 잘 견뎌내야 합니다.

 첫 수가 160 절단입니다. 한번 살아보라는 거죠. 좌상 쪽 뒷맛과도 관계가 있어 극도로 조심해야 합니다. 초읽기에 몰린 박정환 9단이 시간도 벌 겸 161로 젖혔는데요, 이 수는 선수입니다. 백이 ‘참고도2’처럼 차단하면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흑2 끊고 4로 먹여치는 수가 있어 촉촉수로 두 점이 떨어집니다. 165와 166, 167과 168의 교환은 소위 기세의 대결입니다. 그러나 168이 선수여서 중앙 흑 대마가 169로 살아야 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 교환은 백이 벌었습니다. 하지만 흑은 부자지요. 위쪽 흑 대마가 살기만 한다면 조금 손해 보는 것은 봐 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159-이음)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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