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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가리지 않고 나라 보호하겠는가? '예' 답하면 007 탈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이 나라를 보호하길 원하는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국 비밀정보부(SIS, 일명 MI6·Military Intelligence Section 6)가 최근 정보요원 지원자를 위해 공개한 알고리즘 퀴즈의 첫 두 질문이다. 첫 질문과 둘째 질문에 모두 “예”라고 대답했다면 현실에서 007 제임스 본드가 되려는 희망은 물 건너갔다. 007영화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임무를 완수하는 스파이는 현실에 없다는 의미다.

 퀴즈는 이어 MI6에 온갖 총과 차가 있는지를 묻는다. 여기서도 “예”라고 대답하면 탈락이다. 영화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지원자를 거르는 장치다. MI6는 정보요원의 필수 소양으로 ‘신뢰’와 ‘본능적인 호기심’을 제시한다. 외국어 능력은 자산일 뿐 필수는 아니라고 말한다.

 퀴즈는 지원자의 성별과 성적 취향·피부색을 묻는데 MI6는 이를 “전혀 중요치 않다”고 강조한다. 이 퀴즈가 MI6가 동성애자 차별에 반대하는 스톤월의 다양성 캠페인에 가입한 걸 기념해 내놓은 홍보물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인 스톤월은 MI6의 자매기구인 영국 국내정보국 MI5를 2014년 100대 동성애자 친화 직장 가운데 25위로 선정했다.

신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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