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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테이퍼링에 선거까지 … 좋은 소식 드문 신흥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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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신흥국 시장을 괴롭히는 건 외부 악재(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만이 아니다. 올해 줄줄이 예정된 선거 역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5대 취약국(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으로 불리는 신흥국들에 선거가 집중돼 있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는 올 한 해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모두 치른다. 터키는 3월 지방선거, 8월 대선에 이어 내년에 총선까지 예정돼 있다. 남아공과 인도 역시 5월이 총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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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는 정권 교체 가능성을 의미한다. 정권이 바뀌면 기존의 경제 정책들도 그대로 유지되기 어렵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악재가 불확실성이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글로벌팀장은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면 해외 투자도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선 선거가 내수 경기를 살리는 호재가 되지만 신흥국에선 반대로 작용하기도 한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터키는 지난해 6월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확산 일로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의 부패 스캔들 때문이다. 정의개발당이 이번 총선에서도 승리할 경우 시위가 지속될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소비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터키로서는 시위로 불안이 고조되면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치적 이슈가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줄었다는 의견도 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외환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일이 줄어들면서 신흥국에서도 선거가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 정부의 연임이 예상되는 브라질은 선거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장기적으론 선거가 오히려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중현 팀장은 “인도의 경우 집권당인 국민회의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지만 야당인 인도국민당의 정책이 훨씬 시장친화적이어서 오히려 시장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안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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