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에 비친 3·1절 독립운동

미주중앙

입력 2014.03.04 07:21

미 주요 언론 중 최초로 3·1운동을 보도한 뉴욕타임스 1919년 3월 13일자 3면. ‘한국인들이 독립을 선언하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3·1운동이 대규모로 일어났으며, 일본이 무자비한 탄압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마이크로필름 촬영]

“한국인 민족주의자들은 3월 1일을 그들의 독립의 날로 삼았고 이날 전국의 모든 도시와 마을이 한국 독립을 위한 행진과 시위를 가졌다. 일본 당국은 수천 명의 시위자들을 체포했다. 그들의 옷을 벗겨 거친 나무 십자가에 매달았다”

1919년 3월 1일 ‘대한 독립’을 요구하는 3.1운동이 시작된 지 며칠 뒤인 3월 13일. 뉴욕타임스(NYT) 3면에 실린 ‘한국이 독립을 요구하다’란 기사의 일부 내용이다.

긴급 타전(special cable)인 이 기사는 “한국의 독립운동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는 정보가 이곳에 전해졌다. 전국 각지 모든 계층의 일본인(한국인)들이 광범위한 운동 속으로 뛰쳐나왔다”고 시작된다.

인권과 주권 회복의 열망을 담은 3.1운동을 국제 사회에 알린 최초의 기사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 이름을 빼앗긴 한국이 3.1운동으로 인해 기억 저편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이 기사를 시작으로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LA타임스·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 미국의 유력 언론은 3.1운동에 일제히 주목했다.

고정휴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2012년 발표한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대한 미국 언론의 보도기사 분석’ 논문에 따르면 최고 유력지인 뉴욕타임스는 1919년 한 해 동안 총 91건의 한국·한국인 관련 기사를 전했으며 이 가운데 61건이 3.1운동과 직접 관련된 기사로 3.1운동에 크게 주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NYT는 15일자 7면 톱기사로 “한국인들은 여전히 일본과 싸우고 있다”는 속보를 이어간다. 이 기사에는 “4만 명이 체포됐다. 독립 운동 리더들이 전하기를 일본 군인들은 한 소녀가 성명서를 한 손으로 들고 있을 때 칼로 손목을 잘랐고 소녀가 다른 손으로 성명서를 들자 그 손마저 잘랐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3.1 정신을 담은 독립선언문은 6월 15일자 6면 톱기사로 소개했다.

“한국이 독립을 선포하다”는 제목의 이 기사는 강권으로 이루어진 낡은 질서를 부정하다는 소제목과 함께 “조용한 은자의 왕국으로 4,252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이 나라가, 33인의 시민들이 서명한 문건을 통해 한국 인민의 자유를 선포했다”며 독립선언문의 전문을 그대로 소개했다.

3.1운동에 주목한 것은 뉴욕타임스 뿐만이 아니다. 또 하나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는 1919년 4월 6일자 기사에서 ‘한국의 반란자들이 조직되다(Korean rebels organize)’라는 제목으로 미국 언론 최초로 임시정부 수립을 보도했다.

또 보스턴에서 발행되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자에서 특별 사설을 통해 일본의 한국 무력 합병을 강력히 비난했다.

고 교수는 논문에서 “1941년 미국의 여론조사 결과 중일전쟁(1937년) 후 일본이 점령하거나 공격했던 5개 지역(한국, 중국의 남경,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네덜란드령 동인도, 호주)위치를 묻는 설문에 무려 28%가 한국 인식했다. 병합돼 지도에서 사라진 한국을 4명 중 1명은 알고 있어 상당히 놀랍다”고 밝혔다. 그는 바로 이것이 당시 신문보도의 결과이며, 3.1운동의 진정한 의미였다고 말했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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