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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hi] 귀화 첫 금 공상정 … 야외링크 추위 싫어 … 빙속 대신 쇼트트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공상정(18·춘천 유봉여고)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을 이뤘다. 18일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정상에 오르며 귀화 1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공상정은 2011년 귀화한 화교 3세다. 공상정의 아버지 공번기(48) 춘천 하나병원 원장과 어머니 진신리(46)씨는 여전히 대만 국적이다. 공상정은 언니·동생도 있지만 2011년 11월 체육우수인재 특별 귀화 케이스로 가족 중 홀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공상정은 춘천 남부초교 1학년 때 줄넘기대회에서 남학생에 이어 2위를 했다. 취미로 시작한 스케이트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2학년 때부터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뛰어 꿈나무 대회 은메달을 땄다. 그러나 춘천시 삼천동 야외 링크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훈련했던 공상정은 추위에 질려 “스케이트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가족도 말리지 않았다. 그러다 한 달도 안 돼 공상정은 실내빙상장에서 할 수 있는 쇼트트랙을 하겠다고 나섰다. 쇼트트랙에서 재능을 보이자 아버지 공씨는 2년 후 딸과 가족을 모두 서울로 올려보냈다. 공상정을 위해 ‘기러기 아빠’가 된 것이다.

 공상정은 중학 3학년 때인 2010년 주니어대표로 선발됐지만 국적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뛸 수 없었다. 이게 귀화를 결심한 배경이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그는 2012년 12월 국내주니어대표 선발전에서 500m·1000m·1500m를 석권, 태극마크를 달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공상정은 국가대표에 5위로 선발돼 소치 올림픽 개인전에는 나서지 못한다. 그는 2018년 평창을 목표로 다시 뛰겠다는 각오다. 아버지 공씨는 “체력과 실전경험 등이 부족하다. 이를 보완해 평창올림픽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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