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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김치밥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겨울에는 아무래도 얼큰하고 구수한 국 종류가 구미를 돋군다.
추운 겨울날 국물에 김장김치를 썰어 넣고 찬밥을 한데 넣어 끓이는 대구지방 고유의 김치밥국을 소개한다.
안정환씨(평론가 김치수씨 부인)는『김치밥국은 기름진「국밥」과는 달라요. 대개 점심이나 저녁에 먹다 남은 김치와 찬밥을 끓여 온 식구가 같이 먹는 아주 서민적인 음식이지요』라고 말하며 만드는 법을 설명해준다.
김치밥국은 먼저 멸치를 물에 넣고 폭 끓여 국물을 만든다. 이때 파를 굵게 썰어 넣으면 좋고 마늘 등 다른 양념은 김치에 들어있으므로 따로 안 해도 된다. 보통 다른 음식에서는 국물을 우려낸 멸치를 건져내지만 김치밥국에는 멸치를 그대로 넣은 채 끓인다. 이때 콩나물이라도 있으면 같이 넣고 끓여도 좋다.
김치는 세 것을 꺼낼 것 없이 끼니때마다 남은 것을 모아 두었다가 잘게 썰어 쓴다. 멸치국물이 잘 우러났을 때 썰어놓은 김치와 거의 같은 양의 밥을 함께 넣어 끓인다. 너무 오래 끓이면 밥이 풀어지므로 한소끔만 끓여내야 김치도 살캉살캉하고 시원한 제 맛이 난다. 간은 김치 외에 따로 할 필요가 없지만 국물이 많아서 싱거우면 진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본래는 아주 서민적인 음식이지만 별미로 즐기고 싶을 때에는 멸치대신 쇠고기나 명태를 넣어 끓여도 좋다. 그리고 한겨울에 흰떡이 있으면 얇게 썰어 같이 넣고 끓여도 좋다.
특히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해서 저녁식사를 하기에는 부담스러워 하는 남자들에게도 따끈하게 끓여 낸 김치밥국은 입맛을 당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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