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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이 바른 립스틱, 사고 싶은데 살 수가 없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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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면

2013 김연아 선수가 디올 립글로우를 바르는 모습이 포착된 후, 지난 한 해동안 40만개가 팔렸다. [사진 디올] 2014 전지현이 드라마에서 바르고 나온 후 입생로랑 립스틱은 완판됐다. 사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한 장면.

“물량이 들어오는 족족 팔려나간다. 그것도 지난달 얘기다. 지금은 재고가 전혀 없어서 팔고 싶어도 아예 물건이 없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화장품매장담당 김시환 과장 말이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이 물건은 대체 뭘까. 바로 입생로랑의 립스틱 52호 로지 코랄이다. 2012년부터 팔기 시작했는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중인 전지현이 바르고 나오면서 순식간에 초특급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선 1월 한달동안 2500개가 넘게 팔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예약을 걸어놓은 대기자가 많아 들어오는 즉시 다 나갔다”며 “지금은 물량이 없어 더이상 판매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가격도 3만9000원에서 4만원으로 올렸다. 롯데 잠실점과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 등 다른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입생로랑 관계자는 “영업 기밀이라 판매 수량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 달만에 전국 5개 매장에서 1만개 이상을 판 것으로 추정한다. 신세계의 잡화매입팀 민병도 팀장은 “단시간에 이렇게 많이 팔린 립스틱은 전무후무하다”며 “하지만 드라마 종영이 얼마 남지 않아 인기가 계속 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해당 시즌에 가장 인기 있다는 립스틱이 백화점 한 개 매장에서 대략 두 세 달 동안 300개쯤 팔린다. 웬만한 히트 상품 아니면 전국 매장에서 연간 3만~4만개 팔기도 어렵다고 한다.

 사실 이런 ‘광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일명 ‘김연아 립스틱’으로 불린 디올의 핑크 립글로우가 비슷한 인기를 누렸다. 바를 땐 투명하지만 체온에 따라 서로 다른 톤의 핑크색으로 변하는 립밤으로, 2009년 출시 때는 ‘중급’ 베스트셀러였지만 지난해 3월 김연아 선수가 한 국제 대회에서 이 립스틱을 바르는 모습이 우연히 포착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40만개가 팔렸다. 디올은 이런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코럴 컬러 립글로우를 내놨다. 디올 관계자는 “1년 동안 팔 생각으로 6만개를 들여왔는데 이달 말이면 다 팔릴 것 같다”며 “이미 10만개를 추가로 수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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