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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스타 가게] 동부이촌동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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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똑같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라도 특색있는 콘셉트로 꾸민 곳이 많다. 스타벅스도 그중 하나다. 이곳은 커피보다 푸드 콘셉트로 꾸몄다.

동부이촌동 상권의 메인 도로를 유심히 살펴보면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다.

 익숙한 브랜드이긴 하지만 다른 지역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콘셉트의 매장들이 이곳엔 있다는 점이다. 한국 최고의 상권이자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강남역이나 가로수길에서도 보기 어려운 매장들이다.

 주로 F&B(식음료) 업체의 매장들이다. 소설 『삼국지』에서 군웅들이 할거하듯이 각 업체가 ‘회심의 카드’를 내세우며 동부이촌동을 공략하는 모습이라고 할까. 이곳에서 성공하면 다른 요충지로 뻗어 나간다는 점도 흥미롭다. 일종의 안테나숍인 셈이다.

스타벅스 매장 내에 진열돼있는 파니니·라자냐.

 우선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해외 F&B의 대표격인 스타벅스 매장이다. 스타벅스는 한국의 500호점 매장을 이곳에 내면서 전국의 여느 매장과 달리 ‘푸드 콘셉트’를 내세웠다. 주력 메뉴는 커피가 아닌 파니니·라자냐다. 박현 스타벅스 동부이촌동점 부점장은 “햄치즈파니니(7800원)와 바비큐치킨파니니(8800원)가 베스트 상품이고 저녁엔 케익이 잘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1만원이 넘는 메뉴들도 잘 팔린다. 들어가는 재료가 고급이라 30~40대 주부들이 주 고객층”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장은 2층 건물에 65석 규모다. 미 스타벅스 본사가 2012년에 ‘올해의 매장 디자인 어워드’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우수 매장으로 뽑기도 했다. 동부이촌동에서 연착륙한 푸드 콘셉트 스타벅스는 지난해 을지로입구에서도 오픈했다.

 지난해 한 케이블TV의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베스트 김밥 9’ 중 1위에 선정된 ‘바르다 김선생’ 김밥. ‘죠스떡볶이’가 동부이촌동에 야심차게 시작한 세컨드 브랜드다. 하이엔드급 프리미엄 김밥을 표방한다. 메뉴당 평균 가격은 3950원. 다소 비싼 가격에도 문전성시다. 사카린, MSG(글루탐산나트륨) 등 식품첨가물이 안 들어간 5무(無) 백단무지,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은 무항생제 계란, 나트륨 함량을 줄인 고급 저염햄, 3대가 대물림으로 운영하는 53년 전통의 울산 소재 방앗간의 찜누름 방식 수제 참기름 등 최고급 재료를 사용한 것이 이곳 주민들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곳에서 성공한 데 힘입어 지난해 가을 판교에 2호점을 냈다.

 동부이촌동 파리바게뜨 시그니처(Signature)는 ‘베이커리’가 주력이던 파리바게뜨에 커피와 브런치 메뉴를 강화해 카페 콘셉트로 바꾼 것이다. 2층짜리 건물로 1층은 ‘빵+커피’, 2층은 브런치를 판매한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는 "구매력 있는 부촌의 주택가인 만큼 테스트 매장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 상인은 "동부이촌동은 SPC 그룹 계열 브랜드가 거의 다 들어와 있는 ‘SPC 왕국’”이라고 말했다. 2개의 파리바게뜨 외에도 파리크라상·던킨도너츠·빚은 등 SPC 브랜드들이 이곳 메인 상권에 골고루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PC 관계자는 "파리크라상은 1988년에 입점했고 베스킨라빈스는 90년대, 던킨은 2000년대 들어왔다”며 "동부이촌동의 상권이 한 곳에 모여 있다 보니 마치 우리가 브랜드를 집중 배치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유성운·조한대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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