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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엑소, 데뷔 2년 만에 정상 '으르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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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28회 골든디스크 시상식 음반 부문 대상은 12인조 아이돌 그룹 ‘엑소’에게 돌아갔다. 2012년 데뷔한 엑소는 한국과 중국을 아우르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살아있는 전설’ 조용필부터 ‘케이팝의 선두’ 싸이, ‘무서운 신예’ 엑소까지 지난 해 한국 가요계가 거둔 수확을 알차게 집약한 무대였다. 1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8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은 내용과 규모 면에서 그 어느 해보다 풍성했다.

 ◆대세는 엑소와 싸이=음반 부문 대상은 ‘밀리언셀러’라는 진기록을 세운 12인조 그룹 엑소(EXO)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정규 1집 ‘XOXO(Kiss&Hug)’가 수록곡 ‘으르렁’과 ‘늑대와 미녀’의 큰 인기에 힘입어 100만장 이상(리패키지 포함) 팔린 것이 주효했다. 이 기록은 2001년 god 4집 ‘길’(159만장), 김건모 7집 ‘미안해요’(138만장) 이후 12년 만이다.

 엑소의 리더 수호는 “작년에 신인상을 받았는데 1년 만에 대상을 받게 되어 정말 영광이고 뜻깊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제 손에 들려있는 상의 무게만큼 항상 여러분의 사랑 잊지 않고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싸이(37)는 ‘젠틀맨’으로 음원 부문 대상을 받으며 ‘이름 값’을 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상 수상이다. 국내 활동을 잠시 쉬고 있는 싸이는 이날 시상식장에 깜짝 등장해 “작년에도 이 상을 주셔서 꼭 현장에서 받고 싶었는데 영상으로 받아서 죄송했다. 오늘은 직접 받으러 왔다”며 소감을 전했다. “여보, 나 대상 받았어”라며 익살스런 모습을 보인 그는 “이제 신곡이 거의 마무리 됐다. 곧 재미있는 무대로 다시 만나겠다”며 컴백을 예고했다.

 ◆영원한 현역, 거장의 귀환=올 시상식의 ‘신의 한 수’는 음반 부문 본상의 조용필(64)이었다. 그는 86년 1회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이후 모든 시상식 참석을 고사해왔다. 2005년엔 골든디스크 공로상까지 받았지만, 지난해 4월 발표한 19집 ‘헬로’의 폭발적인 인기로 다시 본상을 차지했다. 그의 새 앨범은 ‘가왕’의 전성기가 현재진행형임을 입증하는 사건이었다. 음반은 25만장 이상 팔렸고 음원 역시 싸이의 ‘젠틀맨’과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였다. 조용필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에 보답하는 것은 역시 좋은 노래다. 여러분에게 오래오래 기억되는 것이 저의 꿈이다.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규 11집으로 지난해 6월 컴백했던 이승철(48)도 음원부문 본상을 받으며 중견가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별상을 받은 ‘들국화’의 전인권(60)이 무대로 뚜벅뚜벅 걸어나오는 순간은 시상식의 백미였다. 들국화는 지난해 새 앨범을 발표하며 부활을 알렸지만 드러머 주찬권이 급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전씨는 수상소감을 저장해 온 휴대전화를 보며 “이 상을 고인이 된 주찬권, 허성욱에게 바친다. 변치않는 팬클럽 친구들, 가족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외친 “락앤롤”은 어떤 함성보다도 큰 울림을 안겼다.

  시상식에는 홍정도 JTBC 대표이사, 조인원 제이콘텐트리 M&B 대표이사, 정경문 일간스포츠 대표, 김경남 한국음반산업협회 회장, 김영진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회장, 이창우 선한목자병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본지가 후원하며 선한목자병원이 협찬했다.

김효은 기자

◆골든디스크 시상식=지난 한 해 한국 대중가요의 성취를 결산하는 무대다. 1986년 제1회 대회 이후 대중적 인기와 음악적 성취를 고루 평가해왔다. ‘한국의 그래미상’으로 불린다. 음반·디지털 음원 부문 본상과 대상은 판매량(60%)과 집행위평가(20%), 인기투표 점수(20%)를 합산해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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