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더 가까워진 간송미술관 3월에 동대문서 만나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3월 개관한다. 개관전으로 간송미술관 소장품전인 ‘한국 디자인 원형’과 ‘스포츠와 디자인’ ‘자하 하디드: 디자인 공화국 서울’ 등이 마련됐다. [사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전방위 뮤지엄 시대다. 미술관·박물관의 구분도 없고, 고미술과 현대미술 혹은 건축·과학·해외문명 등 지역별·장르별로 나누는 경계도 사라졌다. 2014년 국내 주요 미술관·박물관이 마련한 전시들의 특징이다.

삼성미술관 리움 개관 10주년 기념전에 나오는 장 미셸 바스키아의 유화 ‘무제(검은색 인물)’.

 ◆리움 10주년, 전통과 현대의 조우=서울 을지로 옛 동대문운동장 터에 3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개관한다. 2006년 9월부터 총사업비 4840억원을 들여 준비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2004)을 수상한 이라크 출신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63)가 설계한 곡선형 건물이다. 첫선을 보이는 전시는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전이다. 호림박물관·삼성미술관과 함께 국내 3대 사립박물관으로 꼽히는 간송의 첫 외부 기획전으로 훈민정음 해례본 등 국보·보물급 문화재들을 내놓는다. 제목은 ‘한국 디자인 원형’. 미래적 느낌의 공간에서 문화재 전시를 어떻게 소화할지가 관건이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8월부터 개관 10주년을 맞아 ‘교감’전을 연다. 고미술과 현대미술 소장품을 두루 갖춘 미술관이라는 특성을 살려 이들을 한데 망라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품전을 연다. 한국 고미술의 연구와 전시를 본령으로 하는 국립박물관으로서는 의외의 선택이다. 김영나 관장은 “세계 박물관의 추세는 경계 허물기다. 우리 박물관은 그간 다른 문명의 전시도 포괄해 왔다. 19세기 말 파리가 근대 도시로 형성되는 과정을 오르세 소장 인상파 회화, 사진, 건축 자료 등을 통해 보여드리겠다”고 설명했다.

 ◆남자·청바지 소재 이색 전시도=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는 건축가 조민석씨의 전시가 열린다. 조씨는 또한 올 6월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의 한국관 커미셔너로 활동할 예정이다. 지난해 ‘그림일기:정기용 건축 아카이브’전으로 본지 올해의 전시(2013년 12월 13일자 25면)에 선정됐던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달 말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준(유동룡, 1937∼2011) 자료전을 연다. 지난해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4월부터 두 번째 소장품전으로 ‘코리안 뷰티’를 연다. 정형민 관장은 “전시도 융복합 추세다. 고미술, 사운드 아트 등을 포괄하며 ‘한국미란 무엇인가’ 질문할 것이다. 하반기엔 미술과 수학이 만나는 전시도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청바지’를 키워드 삼아 국내외 근현대 문화사를 살펴보는 이색 전시(국립민속박물관), ‘남자’를 주제삼은 전시도 있다. 아트선재센터는 12월 ‘그만의 방:한국과 중동의 남성성’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연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1929)에서 차용한 제목이다. ‘아버지의 부재’ ‘남성의 위기’가 회자되는 요즘, 한국과 중동 현대미술가가 남성을 표현하는 방식을 살펴본다.

 이외에 이란의 여성 미디어 아티스트 쉬린 네샤트(5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장샤오강(6월 대구미술관), 구사마 야요이(5월 서울 예술의전당), 뭉크(7월 예술의전당) 등 대가들의 전시도 마련돼 있다.

권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