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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한국실업인 소련여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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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헬싱키(핀란드)=주섭일 특파원】김용완 전경련회장과 전 학보천우사 사장은 16일 상오1시(한국시간)「핀란드」선「보래」3호를 타고「헬싱키」를 출발「레닌그라드」에 상륙, 2박 3일의 소련 여행을 마치고 18일 하오 3시「헬싱키」로 다시 돌아왔다. 김 회장과 김 사장은 「헬싱키」에서 개최된 SRI(「스탠퍼드」대학연구소) 회의에 참가하고 동 회의에 참가한 일행과 함께 유람선을 타고 「레닌그라드」를 관광여행, 한국경제인으로서 최초로 소련 땅을 밟았고 옛「러시아」수도「레닌그라드」를 처음으로 살펴본 한국인이 되었다.
김용완 씨와 전택보 씨는 15일 하오5시30분(한국시간16일 상오0시30분)에 「헬싱키」부두 에 도착, 『「레닌그라든 항』이라는 팻말이 뭍은 여권검사 사무소 앞에서 약 15분 동안 다른 여객들과 차례를 기다려 약 3분만에 여권심사와 「옐로·카드」(예방접종증명서) 제시 등 간단히 통과 절차를 밟고 승선했다.
이들이 탄 여객선은 「핀란드」선적의 3천t 급 S/S「보레」3호이다.
김 회장과 김 사장은 이 여객선 편으로「발틱」해 동북쪽 약 3백㎞를 15시간동안 횡단, 16일 상오9시(한국시간 16일하오4시) 쫌에「레닌그라드」에 도착했다.
이들은 16일과 17일 2일 동안 제정 「러시아」의 오랜 수도였으며 소련 혁명의 발상지 이기도한 「레닌그라드」의 중요관광지와 각종유물을 돌아보았다.
16일 이들은 승선하기직전 출국수속과 통관절차에 대해 『간단히 끝냈다』고만 말했으며 한국여권을 소지한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레닌그라드」에 들어가는 소감을 묻자 『잘 다녀오겠다. 돌아와서 얘기하겠다』고만 말하고 승선직후 곧바로 선실로 들어갔다.
한편 이들의 소련입국에 대해 「핀란드」의 관계당국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SRI 사무국에서 지난 7일 SRI대표 중 「레닌그라드」의 입국희망자 명단과 소속국명 직업 등을 사전에 소련당국에 제시, 이들의 입국에 관한 소련정부의 승인과 보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국의 두 경제인의 소련입국이「핀란드」주재 소련대사관의 「비자」를 받지는 않았으나 소련정부가 이들의 입국을 사전에 양해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본사 주섭일 특파원은 「레닌그라드」여행을 끝내고 배를 타고 「헬싱키」로 돌아오고 있는 전택보 씨 선실에 18일 상오 1시 전화를 걸어 다음같이 단독회견을 가졌다.
선상의 두 한국인은 이런 선상 통화를 시도한 것은 중앙일보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주=「레닌그라드」에서 그 동안 별일이 없었는가?
전=한국인이라고 해서 별다른 일없이 재미있게 소련의 고도인 「레닌그라드」를 돌아보았다.
주=「보레」3호 배에서 내려 「레닌그라드」에 들어갈 때 아무런 장애도 없었는지?
전=별다른 일이 없었다.
주=그러면「패스·포트」에「스탬프」도 받지 않았는가?
전=그런 일은 없었다. 다만 우리들에게 주사증명서만 제시하라고 하였다.
주=또 그 외에 아무런 불편도 받지 앉았는가?
전=특별히 한국인이라고 해서 차별을 받은 것은 하나도 없다.
주=아무런 수속절차, 즉 입국 사증 같은 것이 전혀 없이, 여권심사도 없이 소련에 입국했다는 말인가?
전=그것은 그렇지 않다. 우리 일행은 아침 9시에서 저녁6시까지는 「레닌그라드」를 관광하고 배에 돌아와서 잠을 잤다. 아침8시30분쯤에 제복을 입은 소련관리 2명이 배에 올라와 여권을 조사했다.
우리들에게도 여권을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사진과 이름만을 대조하고 통과시켜 주었다. 또한 여권은 상륙하기 전에 이들에게 보관시켜야만했다. 이들은 여권대신 「상륙 증명서」 라고 할 수 있는 증명서를 주었는데 이것을 갖고 「레닌그라드」를 돌아다녔으며 저녁이 되어 배에 돌아올 때 이 증명서를 여권과 교환했다. 이런 절차는 한국사람들 뿐만 아니라 모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주=한국인으로 처음 보는「레닌그라드」의 인상은 어떠했는가?
전=인구4백여 만 명의 도시로서 자동차가 너무 적었던 것 같았고 「버스」가 비교적 많이 눈에 띄었으나「버스」안에는 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지 않았으며 거리에도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앉았다. 다만 관광객들은 무척 많았다고 생각된다.
주= 「레닌그라드」시민들의 표정은 어떠했는가?
전=우리들에게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레닌그라드」시민들은 상상 밖으로 옷이 남루하지 않고 서구의 다른 도시들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었다.
백화점에도 가보았는데 화려한 의상이나 물건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대부분 검소한 것으로 보였다.
주=그러면 「레닌그라드」에서 무엇 무엇을 보았는가?
전=옛 「러시아」황제의 궁전들과 「레닌그라드」「발레」단의 「오페라」 『카르멘』을 보았다. 다시 말해 도시를 순환하면서「레닌그라드」의 이모저모를 많이 보았다. 그리고 점심은「레닌그라드」의 「레스토랑」에서 소련의 정식을 먹었다.
주=그쪽 날씨는 어떠했는가?
전= 「레닌그라드」의 날씨는 지금 쾌청하다. 어제는 날씨가 아주 좋았고 지금 「레닌그라드」의 앞 바다에 우리들의 배가 나와있는데 현재 비가 오고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관광에는 날씨가 방해되지 않았다. 그것은 「레닌그라드」의 관광이 끝나자 비가 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주=선박의 「헬싱키」도착은 예정대로인가?
전=예정대로 「헬싱키」시간으로 18일 상오8시(한국시간 18일 하오3시)에「헬싱키」항에 도착할 것이다.
주=그러면 마지막으로 고국에 있는 가족에게 전할 말은 없는가?
전=배에서 서울에 전보를 치려는 순간에 주섭일 중앙일보특파원의 전화를 받았다. 아무 일 없이, 특히 한국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주목이나 방해 없이 「레닌그라드」를 보고 돌아간다고 전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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