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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거래액 720억 … 최고가는 리히텐슈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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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최고가로 거래된 미국 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토마토와 추상’(26억4261만원). [사진 서울옥션]

올 한 해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총 거래액은 72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170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미술시장의 상대적 불황이 확인됐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에 따르면 국내 8개 경매사(서울옥션·K옥션·아이옥션·마이아트옥션·에이옥션·옥션단·아트데이옥션·꼬모옥션)에서는 올해 모두 77건의 경매가 이뤄졌다.

 총 출품작은 1만2082점으로, 이 중 720억748만원어치가 팔렸다. 지난해의 낙찰총액은 891억8729만원이었다. 평균 낙찰률은 63.4%였는데, 이달 두 차례에 걸쳐 열린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는 모두 100%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최고가에 거래된 작품은 지난달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1929만 홍콩달러(약 26억4261만원)에 낙찰된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97)의 ‘토마토와 추상’이었다. 같은 경매에서 거래된 중국 화가 산유(常玉)의 ‘하얀 꽃병에 분홍 장미’(1089만 홍콩달러, 약 14억9198만원)가 뒤를 이었고, 4·5위 또한 이 경매에 나온 리커란(李可染)의 ‘춘천우경(春天雨景)’, 쩡판즈(曾梵志)의 ‘가면 시리즈 15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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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미술시장의 판세를 보여주는 자료다. 10위 안에 포함된 한국 근·현대 미술가의 작품은 지난 18일 서울옥션의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에서 6억6000만원에 거래된 이대원의 ‘농원’이 유일했다.

 작가별 낙찰총액 1위는 일본 미술가 구사마 야요이(草間彌生, 37억9000만원)가, 2위는 로이 리히텐슈타인(33억원)이 차지했다. 지난해 1, 2위였던 김환기(32억3000만원), 이우환(28억8000만원)은 낙찰총액이 지난해의 반 토막으로 줄어들면서 각각 3, 4위로 밀렸다.

 작품의 평균 크기(호)당 가격이 가장 높은 작가는 지난해에 이어 박수근(호당 2억9917만원)이었다. 박수근의 작품가를 ‘지수 100’으로 했을 때 2위는 이중섭(10.58)이었고, 김환기(8.99), 김홍도(7.84), 장욱진(7.59), 정선(6.69) 순이었다.

 미술시가감정협회 김윤섭 전문위원은 “국내 시장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결과다. 우리 미술시장에 대한 불신이 크지 않나 싶다. 최근의 전두환 일가 소장품 경매는 합당한 이슈만 있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는 고객이 건재함을 보여줬다. 이 같은 잠재 수요층을 이끌 동력을 마련하는 게 앞으로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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