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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태풍'의 이동 … 발칵 뒤집어진 코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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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전태풍

프로농구에 메가톤급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프로농구 최고의 가드로 평가받는 전태풍(33·1m80㎝)이 포함된 4대 4 트레이드다.

 KT는 전태풍을 비롯해 외국인 선수 랜스 골번(24·2m), 2년차 신예 김승원(24·2m2㎝), 김종범(23·1m92㎝)을 오리온스에서 받았다. 오리온스는 올 시즌 평균 득점 4위(17.65점)에 올라 있는 앤서니 리처드슨(30·2m)을 비롯해 베테랑 포워드 김도수(32·1m95㎝), 2년차 신예 장재석(22·2m3㎝), 임종일(23·1m90㎝)을 KT에서 영입했다.

 트레이드를 먼저 추진한 건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이다. 16일 KT 측에 전태풍 카드를 제시하며 외국인 선수 리처드슨과 맞바꿀 수 있는지 타진했다. 오리온스는 득점력 있는 외국인 선수가 절실했고, KT는 경기의 실마리를 풀어줄 포인트가드가 필요했다. 두 선수를 바꾸기 위해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한 명이 더 움직여야 했고, 논의를 거듭하면서 4대 4 트레이드로 확대됐다.

 대형 트레이드 이후 대개 이익과 손해 보는 쪽이 나뉜다. 아직까지는 두 팀 모두 웃고 있다. 전태풍은 빼어난 가드지만 올해 오리온스에서는 골칫거리였다. 추일승 감독이 개인 성향이 강한 전태풍의 출전 시간을 줄이고, 팀 플레이에 능한 전자랜드 이적생 이현민(30·1m78㎝)을 주로 선발 투입했다. 전태풍의 올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은 23분10초로 지난 시즌 32분24초보다 10분 정도 적다. 성적도 경기당 평균 10.7점, 2.8어시스트에 머물며 지난 시즌(12.3점, 6.1어시스트)보다 떨어졌다. 이 때문에 추 감독과 전태풍의 불화설도 돌았고 시즌 초부터 이적설이 돌았다. 리처드슨은 득점력이 탁월해 KT의 보배 같은 존재였다.

 추일승 감독은 2005년 11월 KTF 감독 시절에도 SK와 3대 3 트레이드를 해 성과를 본 경험이 있다. 당시 4승9패로 부진하게 출발했지만 트레이드 이후 상승세를 타며 4위(29승25패)로 시즌을 마쳤다. 추 감독은 “전태풍과 불화 때문에 트레이드 한 게 아니라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며 리처드슨의 영입에 흡족해하고 있다. 전창진 KT 감독도 “개인 성향이 강한 전태풍을 자유롭게 놓아둘 생각이다. 전태풍의 영입으로 공격 옵션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됐다”며 미소짓고 있다. 전태풍은 “출전 시간이 적어 스트레스가 있었다. KT에서 많이 뛰면서 원래의 내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KT는 14승11패로 4위, 오리온스는 10승15패로 8위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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