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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이 지원하고 개도국이 참여해야 온실가스 감축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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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체크로흐 사무총장은 요즘 한국 생활 적응에 바쁘다. [김상선 기자]

헬라 체크로흐(Hela Cheikrouhou·41) 녹색기후기금(GCF) 사무총장의 한국살이가 시작됐다. 3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내 GCF 사무총장실에서 만난 그는 하루 뒤 예정된 GCF 출범식 준비와 한국 생활 적응으로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제 남편이 입국해서 지금 집을 보러 다니고 있는데 이번 주 안에 마땅한 곳을 찾을 것으로 기대해요. 튀니지에서 의사를 하고 있는데, 곧 휴직하고 송도로 옮겨와 평소처럼 저를 외조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서 의사로 일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죠.”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GCF 초대 사무총장에 발탁된 그는 ‘업무 스펙’으로 볼 때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출신국인 튀니지에 본부를 둔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에너지환경기후변화국장을 역임하면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금융조달이 그의 핵심 업무였다. 그는 인터뷰에서 GCF를 어떻게 육성시킬지를 담담히 풀어놓았다.

 우선 조직 구축에 대한 구상이다. “조금씩 키워가겠지만 내년 1월 스무 명으로 시작해 내년 말에는 저를 포함해 모두 49명의 다국적 인재들이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fDB의 경험으로 보면 아무래도 직간접적으로 현지인 고용창출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며 “GCF 업무 수행 과정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필요할 테고, 이런 고용 기회가 한국인들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최초 국제기구인 GCF는 2020년 무렵에는 직원이 최대 5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기구의 특성상 직원들은 다국적이다. 체크로흐는 “이미 정주 직원들의 자녀가 다닐 외국인 학교에 가봤는데 매우 인상적이었고, 직원들의 숙소 마련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의료는 일단 보험 계약을 통해 가까운 병원을 이용할 텐데 조만간 국제병원이 들어서면 의료 환경도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GCF의 본격적인 활동은 내년 5월 송도에서 개최되는 1차 GCF 이사회가 될 전망이다. 기후변화 대처 활동에 필요한 펀드 조성도 이때부터 본격화한다. 그는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에서 1000억 달러(약 106조원) 목표를 세웠는데, 초기에는 300억 달러로 시작해서 매년 기금을 늘려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크로흐는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조정자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 현재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으나 감축 규모·기금 분담과 같은 구체적인 적용방식에 대해서는 선진국·개도국 간 이견으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체크로흐는 “결국 기후변화에 대한 선진국의 지원 의지와 개도국의 참여 의지가 GCF 운영의 성공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국제통화기금(IMF)·아시아개발은행(ADB)과의 협업도 활발할 수밖에 없다. 4일 출범식에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참석하는 이유다.

송도=김동호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오늘 출범 GCF 체크로흐 사무총장
2020년엔 한국인 등 500명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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