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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하늘싸움 실마리 찾아라 … 갈등 해결사 바이드네이터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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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조 바이든

조 바이든(71) 미국 부통령의 별명은 바이드네이터다. 바이든과 터미네이터(종결자)의 합성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뒤 첫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로버트 깁스가 붙여준 별명이다. 만 29세의 나이에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36년간 민주당 상원의원을 지낸 그가 공화당과의 갈등 때마다 해결사처럼 활약해 이런 별명을 얻었다.

 그런 바이든 부통령이 2일 일본 도쿄에 도착, 7박8일간의 한·중·일 연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바이든 부통령의 순방 일정은 지난달 초 발표될 때만 해도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중국이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면서 조성된 긴장 관계로 인해 갑자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행선지인 일본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등을 만나 미·일 동맹 문제 등을 논의한다. 관심의 초점은 아무래도 일본에 뒤이은 중국 방문이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만나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동북아 지역에서 긴장을 조성한 이유를 따져 묻고, 긴장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과 시 주석은 인연이 각별하다. 시 주석이 부주석이던 시절인 2011년 8월과 2012년 2월 두 차례 만난 일이 있다. 2011년 8월엔 바이든 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당시 부주석으로 카운터 파트였던 시 주석의 환대를 받았다. 두 사람은 2008년 쓰촨 대지진 피해 지역인 두장옌(都江堰)의 중학교를 방문했으며, 시 부주석의 초대로 쓰촨(四川)성의 전통 중국 식당에서 비공개 만찬도 함께 했다. 당시 바이든 부통령은 5박6일간 중국을 머물면서 5명 일행의 밥값이 79위안(1만4000원 정도)인 베이징의 국숫집을 찾아 중국 언론들의 찬사를 받았다. 2012년 2월 당시 시 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바이든 부통령의 안내로 LA를 찾아 프로농구 경기를 같이 관람한 일도 있다. 농구를 좋아하는 시 주석을 배려한 일정이었다.

 평소 바이든 부통령은 사석에서 “시 주석과 나는 20여 시간을 함께 보낸 사이”라며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 중 시 주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마 나일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의 이 같은 인연이 방공식별구역 문제로 불거진 미·중 갈등과 동북아 긴장 관계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지 미 언론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일 자에서 2011년 중국 방문 당시 함께 했던 커트 캠벨 전 동아태차관보의 말을 빌려 “애드리브에 능하고 소탈한 성품의 바이든 부통령이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 지도자들을 상대하기에는 적격”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일본·중국을 거쳐 한국에는 5일 도착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총리 면담이 예정돼 있으며, 비무장지대(DMZ)도 방문한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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