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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유치, 느낌이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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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달 14일 정몽규(오른쪽) 대한축구협회장이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제프 블라터 회장에게 2017년 U-20 월드컵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국의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 여부가 6~7일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열리는 FIFA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정몽규(51)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실무진은 2일 FIFA 집행위원회와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식을 위해 2일 출발했다. 정부에서도 힘을 보탠다. 김종(52)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비롯한 정부 대표단도 같은 날 현지로 떠났다.

 개최지는 FIFA 집행위원 25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축구협회는 “투표 인원이 적고 변수가 많아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워하지만 축구계에서는 “한국의 유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기대하고 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 재외 공관과 협력해 FIFA 관계자 및 집행위원 면담을 추진하는 등 끝까지 유치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멕시코·영국·프랑스·우크라이나 등 12개국이 개최를 희망했지만 현재는 한국과 아제르바이잔의 경쟁으로 압축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2012년 U-17 여자 월드컵을 개최한 경험이 있다.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 2002 한·일 월드컵, 2007년 U-17 월드컵을 치렀던 한국은 U-20 월드컵까지 유치할 경우 FIFA의 4대 남자 축구대회를 모두 치르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은 “한국이 가장 강력한 개최지 후보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최근 무분별한 국제대회 유치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2017 U-20 월드컵 유치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축구협회는 2002년 월드컵 때 건설했던 경기장을 활용해 예산을 120억~150억원 선으로 낮췄다. 별도의 국비 지원을 받지 않고 FIFA 지원금과 대한축구협회 자체 재원으로 대회를 치를 계획이다. 지난달 서울과 수원·인천·대전·울산·포항·전주·제주·천안 등 9개 지자체로부터 개최 신청을 받았다. 김종 차관은 “이미 지어진 월드컵 경기장을 활용하고 적극적으로 자체 수익을 만들려는 노력이 돋보인다”고 지지했다.

 U-20 월드컵 유치 추진은 국제 축구계에 정 회장의 얼굴을 알리고 한국 축구 외교력을 높이는 기회도 됐다. 정 회장은 비행기에서 쪽잠을 자는 무박 3일의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오는 등 전 세계를 누비며 FIFA 집행위원들을 거의 다 만났다. 지난 14일에는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제프 블라터(77) FIFA 회장과 회동해 유치신청서와 개최협약서를 전달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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