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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공정 콤플렉스 있나" 여권 비판 볼륨 높인 문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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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문 의원은 오는 9일 자신의 저서 발간을 앞두고 공개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경빈 기자]

공개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2일 정부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것을 가리켜 “반민주적인 폭거”라고 말했다.

 “그렇게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가 무너지나. 무슨 큰 위협이 되나. 기소된 사건의 결과도 보지 않고 정당 해산 청구를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다. 그는 “재판이 확정돼야 유죄도 확정되고 그래야 이를 근거로 정당이 존립할 수 있는지 판단이 가능한 것 아닌가”라며 “(여권의) 종북몰이에 제일 분노한다. 이건 지금도 진행 중이고 계속 선거 때 작동할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종북이란 게 빨갱이란 거잖나. 정말로 아주 나쁜,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결하게 만드는 증오의 정치라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 때 재미 많이 본 셈인데, 대한민국의 절반 정도가 종북이라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도 겨우 ‘중도우파’나 될까 그렇게 생각하는데, 설령 한국 정치 현실에서 제가 좀 진보적인 편이라 말하면 몰라도 저보고 종북이라 하면 되겠나. 정말 북한 체제 싫어서 내려온 피란민인데…”라고 했다.

 문 의원은 여권의 ‘대선 불복론’에 대해서도 “지금 대선 불복을 누가 말하나. (내가 아니라) 거꾸로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계속 ‘불복, 불복, 불복’(하고 불복론을 확산)하는 거 아닌가. 이분들이야말로 지난 대선의 불공정성에 대해 일종의 콤플렉스 같은 게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문 의원은 “지난 대선 때 국가기관들의 대선 개입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문제를 풀어버리면 불복이니 뭐니 다 없어지고 정국이 풀릴 텐데 1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문제를 털지 못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문 의원은 ‘안철수 신당’에 대해선 “만약 신당 창당이 벽에 막히거나 상황이 달라져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나 현실적으로 가능성 없는 일처럼 돼서 저는 (신당을) 인정하고, 좋은 경쟁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력의지가 강해졌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개인적인 욕망 차원을 말하는 건 아니겠죠”라고 물은 뒤 “‘선한 권력의지’라고 표현한다면 그렇다”고 답했다.

 당 비주류인 조경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문 의원의 행보를 공개 비판했다. 조 의원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미이관된 데 대해 “(문 의원이 지난달 29일) ‘참여정부의 불찰로 송구스럽다’고 했는데, 책임을 져야지 무슨 얼토당토않은 말이냐”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책임으로 미루는 것은 뻔뻔하고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사나이답지 못하다”고도 했다. 그는 “이 엄중한 시기에 웬 대선 타령이냐”며 “NLL(북방한계선) 대화록 문제부터 시작해 민주당을 이 지경으로 몰고 온 장본인들이 대선 출마 운운하는 게 당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덧붙였다.

글=이윤석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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