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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아버지께 드립니다 … KPGA 카드 딴 17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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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Q스쿨(2014년 시드 선발전) 최종전 마지막 날 뭉클한 장면이 연출됐다. 췌장암으로 항암 치료 중인 남명렬(45)씨는 아들 남재성(17·대관령고2·사진)을 응원하기 위해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강원도 강릉에서 전남 보성까지 내려왔다. 장거리 이동이 부담스러웠지만 아들이 프로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을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합격’ 통지서를 전달했고 아버지는 대견한 아들을 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남재성은 1일 전남 보성 골프장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2타(버디 3, 보기 1개)를 줄여 합계 9언더파 공동 5위를 차지하며 최연소로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아마추어 시절 특별한 이력이 없었던 남재성은 오직 아버지를 위해 한 샷 한 샷 혼신을 다한 끝에 기적처럼 Q스쿨을 통과했다. 남재성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아버지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드릴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KPGA 코리안 투어 사상 최연소 투어 카드라 더욱 값졌다. 2011년 박주혁(20)의 만 18세가 최연소였는데 남재성은 17세5개월7일 만에 시드권을 획득하며 새 기록을 세웠다. 그는 “배상문 선배처럼 항상 자신 있는 샷을 구사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이경환(17·신성고2)도 합계 5언더파로 18위를 차지해 풀시드권을 따냈다. 최고령 신용진(49)은 풀시드를 확보할 수 있는 등수인 40위(1언더파)에 턱걸이했다. 12언더파를 기록한 이지훈(27)이 Q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했다.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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