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장 선도했나, 성과 냈나 … LG전자 '문책·보상' 인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성과에 따른 문책과 보상. LG전자가 27일 발표한 임원 인사의 키워드다.

 LG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박종석(55)·정도현(56)·하현회(57)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하현회 사장의 승진이다. 하 신임 사장은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에 TV 사업을 총괄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으로 승진 이동했다. 부산대와 일본 와세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하 사장은 1985년 LG금속으로 입사했다. 1999년 LG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긴 이후 TV·모바일·IT 등의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부터 ㈜LG 시너지팀장으로 일했다. 하 사장은 LG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기획통으로 손꼽힌다. LG디스플레이 근무 당시 파주 LCD 클러스터와 유럽 생산기지, 중국 난징(南京) 패널생산공장 등 주요 거점의 글로벌 투자를 추진해 LG의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이 세계 1위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물러난 권희원 HE사업본부장은 세계적인 TV 업계 불황이 이어지면서 실적 부진의 책임을 졌다.

시장 선도와 성과를 부쩍 강조한 (주)LG 구본무 회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평이다. 구 회장은 지난 9월 임원세미나에서 “사업 책임자가 의사결정을 주저하며 제대로 승부하지 못하거나 단기 성과를 위해 사업의 큰 흐름을 놓치면 결코 시장을 선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휴대전화 사업을 맡고 있는 박종석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본부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 3분기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부문이 797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며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정도현 부사장도 승진하면서 유임됐다. LG전자는 “기존 경영진에 힘을 실어 현재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고 시장 선도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성과를 낸 전무들의 부사장 승진도 이뤄졌다. 세계 최대 용량(22㎏) 드럼세탁기와 프리미엄 세탁기 출시 등 시장 주도권을 강화한 세탁기사업담당 이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공급망관리체계(SCM) 그룹장 강태길 전무와 창원생산그룹장 한주우 전무도 부사장이 됐다.

 이번 LG 인사에서 여성 임원도 배출됐다. 김영은(46) 시스템에어컨사업부 유럽사업지원담당 부장이 미국법인 에어컨&에너지솔루션(AE) 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김 상무는 이날 승진한 44명 중 유일한 여성이다. 한국외대 독어독문과 학·석사를 마치고 1996년 LG전자에 입사한 김 상무는 에어컨사업을 주로 맡아왔다. 김 상무의 승진으로 LG전자 여성 임원은 류혜정 MC선행상품기획담당 상무와 조은숙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연구소 상무를 포함해 3명으로 늘었다.

 한편 임원 승진이 예상됐던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35) LG전자 부장의 승진은 없었다. 구 부장은 지주회사인 ㈜LG의 4대 주주로, 지난해까지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뉴저지법인 차장으로 있다가 올 1월 국내로 들어와 TV 선행상품기획팀 부장으로 승진했다. 일각에선 오너가 4세란 점을 감안해 연속 깜짝 승진 관측도 나왔지만 파격 인사는 나오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와 LG하우시스도 이날 임원인사를 했다. LG디스플레이는 TV사업부장 황용기 전무와 OLED 패널 그룹장 차수열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14명의 임원이 승진했다. LG하우시스는 김홍기 상무가 최고재무책임자 전무로 승진했다.

박수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