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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이슈, 한국 중진국 외교 펼 최고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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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9)가 지난 24일 2주 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도쿄의정서 만료 후 신기후체제 출범을 위해 처음으로 전 세계 195개국이 머리를 맞댄 자리였 지만,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입장 차이로 가까스로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그쳤다.

25일 총회 참석 후 귀국한 외교부 신부남(55·사진) 기후변화대사는 “이번 총회의 성과가 미미했다고는 하지만 한국 입장에선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 이번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성과는.

 “이제 세상이 바뀐다. 탄소가 무료인 시대는 끝났다. 2020년 신기후체제의 방향에 대해 전 세계 국가들이 고민 중이다. 2020년부터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시스템이 구축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 유엔총회 기조연설서 시리아보다 기후변화 문제를 더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15년 프랑스 파리 총회까지 각국이 감축 목표와 재정기여 방법을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가 관련된 녹색기후기금(GCF)와 관련해서도 내년 말까지 상당한 규모의 1차 재원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회의 목표는 온실가스의 안정화와 산업혁명 이전 대비 2℃ 이내로 기온상승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진국들이 100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지원하게 된다. 개도국이 충실히 참여할 경우 기술과 재정적 지원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신 대사는 “반 총장이 주최하는 내년 9월 기후변화정상회의가 큰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한국이 기후변화 문제를 주도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기후변화 문제는 한국이 중진국 외교를 펼 수 있는 최고의 무대다. 이산화탄소 최대 배출국인 중국과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한 미국은 기후변화 이슈를 주도하기 힘들다. 한국은 개도국을 대표하는 동시에 선진국과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연성 이슈인 기후변화로 한국 외교력을 확장할 수 있다. 기후변화 이슈에서 미·중 갈등을 조율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역내 다른 이슈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 현재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전 세계 공동기금인 GCF를 한국이 유치하며 선진국-개도국 사이에서 재정분배와 기술지원 등에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됐다. 미국, 중국을 비롯해 영국이나 EU도 한국의 역할을 지지한다. 한국이 유치한 국제기구인 녹색성장연구소(GGGI)도 아직 탄력을 못받고 있지만 GCF가 본격화 되면 제자리를 잡을 것으로 본다. GCF의 경우 내년 20명 이상의 한국인 인력을 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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