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주 하루 새 2조4800억원 … 건설업계 활로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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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해외 건설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 낭보가 잇따라 날아들고 있다. 이달 25일 하루 동안 국내 건설업체 3곳이 해외에서 23억4333억 달러(약 2조4825억원) 규모의 공사 계약을 맺었다. 대림산업·대우건설· 포스코건설은 각각 오만·이라크·브라질에서 대형 토목·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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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산업은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북서쪽으로 230㎞ 떨어진 소하르에 있는 정유공장 증설공사를 따냈다. 오만 석유부 청사에서 발주한 이 프로젝트는 총 21억 달러(약 2조2260억원) 규모의 대형 공사다. 원유를 처리해 질이 좋은 나프타와 가솔린·디젤을 생산하는 신규 공장을 짓고 기존 공장을 확장하는 사업이다. 대림산업은 영국 페트로팍사와 함께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대림산업의 몫은 10억5000만 달러(약 1조1130억원)다. 대림산업이 8개 주요 핵심 신규 공장 건설을, 페트로팍사가 기존 공장 개·보수와 업무지원시설 공사를 맡았다.

 대우건설은 이라크의 남부 바스라주에 6억9333억 달러(약 7342억원) 규모의 방파제를 짓는 공사를 수주했다. 이라크 항만청이 발주한 이 프로젝트는 바스라주 알 포 지역에서 진행 중인 신항만 사업의 일부다. 준설작업과 사석·피복석 공급 및 설치, 상치콘크리트 타설 등 작업으로 사석방파제(15.85㎞)를 건설하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브라질에서 6억 달러(약 6358억원)를 번다. 브라질 CSS사가 발주한 제철플랜트 건설 공사를 따낸 것. 연간 80만t의 판재류를 생산하는 시설을 건설하게 된다. 열간 압연기·냉간 압연기와 부대설비 및 설치 공사 등을 진행한다. 회사는 앞서 상공정(제선·제강·연주) 공사 수주에 이어 이번 하공정(열연·냉연) 공사를 따내 이 프로젝트의 전 공정을 맡아 진행한다. 이처럼 최근 해외건설 수주 소식이 부쩍 늘어난 것은 그간 국내 건설업체가 참여했던 해외 프로젝트 입찰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해외영업2팀장 강동환 부장은 “대개 결과 발표까지 6~12개월이 걸리는데 연말이 되면서 나라마다 선정작업을 서두르는 관계로 이 시기에 수주 소식이 풍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해외 건설시장은 국내 건설업계의 활로로 부상했다. 주택시장은 착 가라앉은 데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위축으로 국내 건설시장에선 일감이 바닥난 상태다. 반면에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533억 달러(약 56조4980억원)로 2003년(약 37억 달러) 이후 10년 만에 14배 이상 늘었다.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6000억 달러에 이른다.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 건설시장으로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수주 지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전까지 중동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아시아·남미 등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대림산업의 경우 이번 프로젝트가 오만에서의 첫 수주다.

 포스코건설은 베트남·칠레·브라질 등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해외사업은 이미 국내 건설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했다”며 “한 번의 수주로 만족하지 않고 2차, 3차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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