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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꺼지지 않는 불빛 … 세상의 격식 무너뜨릴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황병승-미당문학상 수상소감

“수상 소감이 난해한데 미래파라서 그러려니 너그럽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중략) 나는 젖가슴을 달고, 가면을 쓰고, 남자도 여자도 아닌 채로 간다. 채찍을 휘두르면서, 채찍을 삼키면서 간다. 귀머거리에 장님인 채로 나는 간다. 멋지게 배신당하고, 멋지게 배신하며 간다. 여럿이서도 가고 혼자서도 가고, 사라진 채로도 간다. 위로 속에서 동정 속에서 비난 속에서도 간다.”

◆하성란-황순원문학상 수상소감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앞집 살던 박성원 작가의 서가 불빛을 보았다. 새벽 2~3시까지 꺼지지 않을 때는 오기가 생겨서 그 불빛이 꺼질 때까지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제게 문학은 어쩌면 그런 불빛 같지 않을까. 불빛에 의지해서 계속 글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저 또한 누군가 위로받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제 불빛을 꺼뜨리지 않고 열심히 쓰겠다.”

◆김덕희-중앙신인문학상 소설 부문

“작품 제목이 ‘전복’인데, 시상식장에 해녀 복장을 하고 전복 한 뭉텅이를 들고 오면 어떨까 상상했다. 저는 질서를 어지럽히고 격식을 무너뜨리는 데 관심이 많지만 이에 대한 질타도 무섭다. ”

◆임솔아-중앙신인문학상 시 부문

“6월에 제주도에 방을 잡고 혼자 살면서 가장 많이 한 짓이 동네주민 스토킹이었다. 옆집 옥상에 널려있는 빨래를 세어 보고, 앞집 아이 공놀이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니 사소한 것들이 귀중하게 느껴졌다. 이제야 글 쓸 자격을 조금씩 갖춰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순원-중앙장편문학상 축사

“한 겨울 유리창은 바깥에서부터 안쪽으로 서서히 얼고 성에가 찬다. 그런데 나중에 가장 두껍게 어는 자리가 안쪽이다. 바깥에서부터 들어온 우리 신인 작가가 앞으로 한국 문단의 중앙을 장식하는 작가로 크게 자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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