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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뮤지컬밖에 모른다면 우리 보고 발 구를 준비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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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남성 4인 보컬 앙상블 ‘로티니’는 “재미 없으면 입장료를 환불해드리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30대초~중반의 다부지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멤버들. 왼쪽부터 바리톤 조셉 림, 테너 박지민, 바리톤 알도 헤오, 임창한.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우렁우렁 쩌렁쩌렁 천장이 울린다. 청년 넷이 입 모아 ‘오 솔레 미오’를 노래하자 소리 힘으로 사무실이 두둥실 떠오르는 듯 흔들린다. 남성 사중창단 ‘로티니’는 이름 그대로 유쾌 호쾌 상쾌했다. 스스로를 ‘로드 매니저’라 소개한 테너 박지민(35), 키가 가장 큰 바리톤 임창한(34)과 가장 작은 알도 헤오(34·허종훈), 팀의 막내 조셉 림(30·임경택) 모두 노래에 살고 노래에 죽는 타고난 소리꾼들이다.

고전음악 기본으로 칸초네·가요 섞어

 “우린 클래시컬 뮤직 애호가들을 초대하지 않습니다. 아이돌 스타 공연장을 찾는 청소년들, 뮤지컬 마니아를 자처하는 30~40대 미시족을 모십니다. 고전 음악은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홀딱 빠져 기립박수하며 발을 구를 수 있게 만들겠습니다.”(박지민)

 오는 28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콘서트 ‘비타 미아’를 준비하는 이들의 각오는 다부지다. 지난해 데뷔 무대와 올해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한 ‘파크 콘서트’를 뛰어넘는 열광의 도가니를 재현하겠다고 자신한다.

 “‘로티니’란 이름만 보고 입장권을 사시라고 부탁하긴 쉽지 않죠. 뭐 하는 친구들인지 낯설고 음악도 생소하실 겁니다. 하지만 일단 한 번 와서 보면 즐길 만한 요소가 많다는 걸 알고 후회하시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조셉 림)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이들 면면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각종 성악 콩쿠르 입상은 기본이고 제각기 소속돼 있는 영국 코벤트 가든, 스페인 플라시도 도밍고 센터, 미국 리릭 오페라 하우스 등 전문 극장에서 촉망받는 재목들이다. 프로그램 사이사이 보여줄 개인기가 출중해서 음악회가 하나의 극처럼 흘러갈 만큼 스토리텔링에 강하다.

 “근본은 고전음악 발성이지만 편곡은 대중적으로 해서 누구나 알 법한 노래,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로 꾸몄어요. 특히 가사를 예쁘게 번역해 감정이입이 되도록 신경 썼죠.”(알도 헤오)

 콘서트 제목 ‘비타 미아(Vita Mia)’는 이탈리아 말로 ‘나의 인생’이란 뜻. 올 9월 내놓은 첫 앨범 타이틀에서 따왔다.

유럽·미국 등서 활약 중인 실력파

이탈리아 가요인 칸초네를 중심으로 프랑스 샹송과 우리 대중음악을 섞었다. 체사레 안드레아 빅시오의 ‘엄마’, 토스티의 ‘작은 입술’ ‘오 솔레 미오’, 엔리오 모리코네의 ‘시네마 파라디소 러브 테마’, 조제프 코스마의 ‘고엽’, 인순이의 ‘아버지’, 김도향의 ‘시간’을 부를 예정이다.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노래로 전파하겠다는 욕망이 네 사람을 묶어주었다.

 “아직 출발선에 서 있지만 ‘로티니’가 내다보고 있는 땅은 중국입니다. 광활한 13억 인구를 우리 음악의 청중으로 만드는 꿈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지켜봐 주세요.”(임창한) 02-1577-5266.

글=정재숙 문화전문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로티니=테너 박지민을 주축으로 바리톤 임창한, 알도 헤오, 조셉 림 4명이 모여 만든 남성 보컬 앙상블. 전설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L. Pavarotti) 성의 끝 음절 로티(rotti)와 유쾌한 오페라로 이름난 이탈리아 작곡가 로시니(Rossini)의 끝음절 니(ni)를 붙여 만든 이름에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세계가 담겨 있다. 각기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하는 틈틈이 일정을 맞춰 함께 무대에 선다.

28일 '비타 미아' 콘서트 여는 성악 4인조 '로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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