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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만성탈수가 소아비만을 부추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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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소아비만아동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약점중의 하나가 물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물 싫어하기는 야채기피보다 더 흔한 현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의 미각이 자극적인 음식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독된 미각은 짧은 시간 동안 미각적 쾌락을 최대한으로 공급하려고 한다. 밋밋하고 배만 부른 물을 싫어하도록 우리 몸을 변형시킨다. 물을 먹어버리면 배가 불러 맛난 음식을 먹기가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은 미각중독이 우리의 뇌를 교묘하게 속이고 길들이는 과정을 방해하므로 먹기에 중독된 뇌로서는 이래저래 싫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탈수상태가 되면 목이 마르다는 신호를 대뇌의 갈증중추로 보내는데 음식중추에서 이를 가로채어 목마름을 배고픔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배가 고프다고 착각하니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음식이 들어오면 우리 몸의 삼투압이 높아지고 우리 몸은 더욱 더 갈증을 느끼게 된다.

갈증->배고픔으로 신호착각->음식섭취->갈증강화->배고픔으로 신호착각이란 배고픔과 갈증의 숨바꼭질행보가 지속되는 것이다. 그런데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목마름을 느낄새 가 없으니 배고픔과 갈증의 미각중독 강화 사이클이 원천적으로 가로막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물은 비만치료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인가? 평상시의 적당한 물 섭취는 아이들의 최적 건강과 올바른 성장을 도와주는 최고의 친구이다.

우리 몸은 7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다. 물은 세포유지, 혈액순환, 노폐물배출, 체열발산, 체액의 산성도유지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여름철이라면 성인 기준 하루 2.4리터, 아동기준 1.5리터 이상의 물이 필요한데, 한국남성은 겨우 평균 1리터, 여성은 0.8리터 정도를 마시는 수준이다. 물을 마시기가 꺼려지는 겨울철의 사정은 더 나쁘다. 의학적으로 이를 만성탈수 상태라고 부른다. 만성탈수란 인체의 2% 이상의 물이 3개월 이상 부족한 것을 말한다. 체중이 60kg인 사람이라면 몸에 물이 800ml 정도 부족할 때 만성탈수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대부분은 만성탈수 상태인데, 하루 필요량의 절반도 마시지 않는 사람이 허다하다.

하루 2리터의 물이라면 큰 유리컵으로 9잔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니 깨어있는 동안 시간당 한 컵은 마셔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특히 여름철은 땀 등으로 수분소모가 많기 때문에 시간당 2컵은 마셔야 한다. 운동할 때 역시 시간당 2컵은 마셔야 한다. 목이 마르다는 느낌은 중요한 내몸신호이니 지체 없이 갈증을 해소하라. 그럴 때는 시간당 2-4컵을 마셔도 괜찮다. 자신의 몸에 수분이 충분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갈증과 소변 색이다. 갈증을 느끼지 않을수록, 소변 색은 맑고 투명할수록 좋다.

일주일 정도 꾸준히 물 마시기를 반복하면, 오히려 맹물의 밋밋하고 순수한 맛을 즐기게 된다. 오히려 탁한 음료나 갈증을 싫어할 것이다. 각종 첨가물이 섞인 음료의 경우 식욕을 증가시키거나 그 맛 자체에 중독되어 비만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 물 대신 이런 음료를 마시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음료를 먹고 나면 얼른 물을 먹어 그 맛을 희석할 필요가 있다. 음료의 맛이 계속 혀에 남아 있으면 식욕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그 자체가 식품이기 때문에 위장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려면 즉시 물을 두 컵 더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이야말로 소아비만아동뿐 아니라 모든 소아청소년의 필수영양소이다.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물을 접하도록 부모님이 먼저 모범을 보이자.

* 미각교정시의 1일 수분 섭취 권장량

성인 및 소아 - 체중의 4% (70kg 성인 : 2500~3000mL/day)

영아 - 체중의 15% (7kg 영아 : 1000mL/day)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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