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모하는「카톨릭」의 월남전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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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카톨릭교는 하나의 주장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왔지만 월 전에 대한 미국 카톨릭교의 주장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차차 바뀌어져 왔다. 처음 미국의 카톨릭 지도자들은 월남전을 정당한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71년에 들어서는 도덕적으로 미국은 가능한 한 빨리 월남에서 철군해야할 것이라는 주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1966년 이후 카톨릭 주교들이 공동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낸 성명들은 그 동안 미국인들의 월남전에 대한 이해에 많은 영향을 끼쳐온 것이 사실이다.
전 교황 요한 23세는『전쟁이 아직도 폭력을 변명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고 말했지만 전 미국 카톨릭 주교회의는 66년11월 미국의 월남전 참전은 정당하다는 임시결정을 내렸었다.
그러나 그들은 월남전을 정당화하는 상황에 변화가 생길 때는 언제나 그들의 방향을 바꿀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또 그들은 미국정부가 전쟁이 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넘어 확대될 위험을 막고,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미국인들은 확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로렌스·쉬헌 추기경은 볼티모 신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미국 카톨릭 교인들은 도덕적이라고 노력해야한다는 중대한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해에는 미국인들의 평화에 대한 갈망이 깊어지고 있고 전쟁의 악에 대한 공포가 늘어가고 있다고 주교들은 주장했다.
67년 크리스마스에 리처드·커슁 추기경은 교인들은 아시아의 조그만 국가에서 비극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것이며 하느님의 구원아래 이 무서운 전쟁을 끝내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68년 가을 주교들은 전쟁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고통을 불러일으켰는가를 지적하고 이번 전쟁은 평화를 갈구하는 강력한 결의를 가졌을지라도 군사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970년5월 미 카톨릭 회의 국제분과위의 다섯 대주교와 주교들은 캄보디아에의 확 전에 항의하면서 그러한 행동은 폭력의 사용 면에서 미국이 앞장선다는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경 금년 4월 쉬헌 추기경과 5명의 주교들은 여러 종파지도자들과 합께 지금까지 동남 아시아에서 죽은 모든 사람들을 추도하는 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또 5월에 내슈빌의 조셉·듀릭 주교는 월남전의 종식을 촉구했고, 북 뉴잉글랜드의 주교 14명은 이 전쟁은 이미 참을 수 없는 양심의 문제로 되었으며 미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하고 도덕적인 문제 등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7월에 들어 컴블튼 주교는『이 전쟁을 어떠한 관점에서 심판하더라도 미국의 참전이 대단히 비도덕적이라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존·메이 주교는 지난달23일 한 신문기고에서 월남전은 오늘날의 전쟁 중에서도 쓸데없는 것들만 늘어놓은 것이었다고 지적하고『월남의 비극이 누구의 죄인가를 떠나서 우리가 가능한 한 빨리 월남에서 철수하는 것이 도덕적이라는 것만은 차차 분명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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