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임내현 의원 “명확한 지검장 승인 없다고 법효력 문제 있다는 말 못 해”

중앙선데이

입력 2013.10.2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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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호 04면

최정동 기자

민주당 임내현(61·초선·광주 북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유일한 검사 출신 의원이다. 197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검찰청 마약과장, 광주·대구 고등검찰청 검사장을 거쳐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했다. 25일 중앙SUNDAY 편집국에서 만난 임 의원은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용감했다. 과거 일부 정치적 성향이 강한 사람도 (조영곤 서울지검장 같은) 신중·자제론에 넘어가는 상황이 적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와대나 국정원의 견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예전부터 잘해 주던 상사에게 가서 보고를 했는데 (그게) 잘 안 되면 수사를 중단해 버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윤 청장이) 전결권을 행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선 불복’ 논란에 대해서는 “댓글에 직접 관여한 사람들은 선거법 위반으로 철저히 조사해서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그 자체가 선거 자체의 무효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여야 의원, 윤석열 사태 어떻게 보나

 -윤 청장 사태를 어떻게 보나.
 “윤 청장이 조 지검장을 찾아가 상황을 보고한 것은 확실하다. 조 지검장이 흔쾌하게 승인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체포영장 발부는 지검장 결재 없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상 효력에 문제가 없다. 문제는 ‘수사검사는 상사의 지휘 감독에 따라야 한다’는 검찰청법 위반 여부다. 조 지검장이 책임을 미룰 겸 ‘검토해보라’고만 말했다면 지시를 확실히 내린 게 아니다. 이럴 경우 상황의 긴급성에 비춰 (수사를 진행한 윤 지청장의 행동이)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중요사건일 경우 상관에게 보고하는 관행을 어겨 윤 청장이 인사고과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야당 도와줄 일이 뭐가 있느냐’라며 거부의사를 밝혔다면 (조 지검장의) 그런 대응이 타당하냐는 생각이 든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규모가 갈수록 크게 드러나고, 증거인멸 가능성도 있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검사동일체원칙은 경험이 부족한 젊은 일선 검사들이 균형을 잃고 실수하거나 검찰권을 자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지, 부하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상사들이 부하의 수사에 방패막이를 해주는 게 검사동일체원칙이었다고 본다. 완곡한 (수사) 거부라면 오히려 조 지검장이 (검사동일체원칙의) 정신에 위배됐다고 본다.”

 -그래도 윤 청장이 검찰 내부 절차를 중시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윤 청장이 다시 (상급자를) 설득할 수 있으면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이 건은 (윤 청장의 상급자인)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도 무혐의·무죄라고 생각했다는 보도를 봤다. 이럴 경우 윤 청장은 길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지검장만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국정원에서 바람(압력)이 흘러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 정치적 사건이다. 일반 사건에서는 이런 항명이 드물다.”

 -이번 사건을 특수통 검사와 공안통 검사의 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두 명이 정서적으로 다툴지는 몰라도 라인끼리 다툼이 있다는 건 맞지 않다.”

 -문재인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라’고 했다.
 “그분들(문재인 의원 측)의 말은 선거를 다시 하자는 게 아니라 (선거에) 부정적인 요소가 있고, 갈수록 심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취지다. 나도 지난 7월 광주시당 대회에서 ‘선거원천 무효투쟁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했다. 현 단계에서 (선거가) 원천무효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무리 문제가 커져도 불복은 아니다’라고 미리 말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대선 불복이 아니라 헌법 불복이 문제’라고 한 거다.”

 -법조인으로서 정말 국정원 트위터가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법적으로는 트위터 내용이 직접적으로 (선거에) 연결이 돼야 한다.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계량적으로야 알 수 있겠나. 그러나 정치적 차원에서는 (트위터를 통해) 선거에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한 거다. 문제가 된 댓글 중 정치적인 내용은 0.02% 정도라지만 지워진 것도 많다고 본다. 밝힐 건 밝히고 책임자 처벌, 국정원 개혁을 해 확실한 전통을 세워야 한다.”

 -책임자 처벌이라면 누구를 말하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도 있고 국정원 3차장도 있다. 그 밖에 수사에 외압을 가한 인사가 있었다면 현 정부가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 총책임자로서 대통령이 사과를 하고 정확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최근 보훈처와 안전행정부, 군 사이버 사령부도 정치에 개입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건을 왜곡·조작했다면 법적 책임까지 져야 한다. 그러나 우선 중요한 건 정치적 책임이다.”

 -‘윤석열 사태’를 감찰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조 검사장과 윤 청장 간에 주장이 다르면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이례적이지만 감찰은 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수사팀 전체 감찰로 가는 건 수사팀에 대한 또 하나의 압력이기 때문에 부적절하다.”

 -차기 검찰총장의 덕목은 뭔가.
 “수사검사들에게 외풍을 막아주면서 소신을 갖고 검찰조직을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다. 후보로 거론되는 네 분이 다 검찰에서 신망이 있는 분들이다. 위에서는 신임 총장이 또다시 (정권과 검찰 간에) 조율을 해주기를 기대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후보들이 검찰과 법조의 명예를 걸고 소신 있게 조직을 이끌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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