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이제야 보답했습니다 … 큰절 올린 정대세

중앙일보

입력 2013.10.10 00:06

업데이트 2013.10.1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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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수원의 정대세(오른쪽)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K리그 라이벌전에서 추가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은 서울과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수원=임현동 기자]

9일 3만6000여 명의 관중이 모인 수원월드컵경기장. 1-0이던 후반 16분, 수원 삼성 서정원(43) 감독은 서정진을 빼고 정대세(29)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13분 터진 산토스의 골로 리드하고 있었지만 수비 강화가 아니라, 한 골 더 넣겠다는 공격적인 교체 카드였다. “정대세는 전반보다는 후반에 더 파괴력 있을 것”이라던 서 감독의 예언은 적중했다. 염기훈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받은 정대세는 페널티박스에서 서울 수비수 김주영을 등지고 돌아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서울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수를 무력화시킨 저돌적인 몸싸움 능력이 압권이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정대세가 왜 ‘인간 불도저’로 불렸는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골을 터트린 뒤 정대세는 환호하는 대신 수원 서포터 앞으로 달려가 무릎 꿇고 큰절을 올렸다. 라이벌 서울과의 수퍼 매치를 앞두고 “꼭 골을 넣고 팬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무릎 꿇고 사과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했다. 그가 고개를 숙인 건 올 시즌 서울과 경기에서 유난히 부진했기 때문이다. 4월 14일 경기에서는 전반 39분 불필요한 파울을 범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지나치게 흥분해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 경기는 1-1로 비겼다. 후반 42분 라돈치치의 동점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패배의 멍에를 한 몸에 짊어질 뻔했다. 정대세는 지난 8월 두 번째 수퍼 매치 때는 오른 발등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채 팀의 1-2 패배를 지켜봤다.

 라이벌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후 정대세는 “승점 6점의 가치가 있는 승리였다. 골을 넣고 사과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뻤다. 팬들의 함성 소리를 들으니 독일에서 뛸 때가 생각나 감동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9골을 터트린 그는 “부상 때문에 많이 못 뛰었는데 남은 7경기에서 목표했던 15골을 채우겠다”고 다짐했다. 서 감독은 사령탑에 오른 후 세 번째 만에 수퍼 매치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전북 현대는 홈에서 후반 41분 케빈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울산 현대를 1-0으로 눌렀다. 전북은 16승8무7패(승점 56)로 선두 포항(15승11무6패)과 승점이 같아졌다. 전북은 골득실에 밀려 2위지만 포항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 16승7무7패(승점 55)를 기록 중인 울산을 포함해 세 팀의 선두 경쟁이 뜨겁다. 갈 길 바쁜 포항은 부산과 득점 없이 비겼다. 포항은 최근 4경기 연속 무승부다.

수원=김지한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전적(9일)
▶그룹 A
 수원 2-0 서울 전북 1-0 울산 포항 0-0 부산
▶그룹 B
 제주 1-1 강원 대구 2-1 전남 경남 1-0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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