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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교수와 국내기업 연구 … 해외 갈 필요 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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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직장인 사이에서 한국형 MBA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한양대 MBA를 졸업한 플랜포의 최낙삼 상무이사, 동국대 MBA를 졸업한 KT&G 인천본부 김포지점의 김미선 주임, 고려대 MBA를 졸업한 아람코 아시아 코리아의 이진업 과장.

국내파의 안방사수가 무섭다. 준비하고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평범한 진리, 그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걸까. 한발 앞서 있는 해외 MBA(경영전문대학원)와의 경쟁에서 한국형 MBA가 직장인의 경력 업그레이드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형 MBA의 장점은 무엇일까. 졸업생들은 “국내에서 사업을 하거나 취직할 생각이라면 한국형 MBA가 낫다”면서 “대부분 외국인 교수의 강의로 진행돼 강의 수준도 해외 MBA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입 모아 말한다.

◆국내기업 분석에 강점=한국형 MBA는 국내 기업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 졸업생들의 첫 번째 생각이다. 플랜포의 최낙삼(45) 상무이사는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글로벌MBA과정에서 마케팅을 전공했다. 그는 “해외 MBA의 경우 주로 해외 네트워킹을 중심으로 해외 기업의 사례를 다루거나 국내에는 생소한 기업에 대한 스터디를 주로 하다 보니 기업 자체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개별 사례가 효과적으로 인식되기 어려운 것 같다”면서 “이 때문에 국내 상황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사례를 바탕으로 공부하는 국내 MBA의 가치가 주목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형 MBA는 광범위한 인맥 양성소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아람코 아시아 코리아 마케팅서비스부에서 일하고 있는 이진업(36) 과장은 “국내 MBA의 경우 해외 MBA에 비해 연봉이나 직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기보다 ‘커리어’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국내 기업 경영에 관련된 20~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이고, 1대1 멘토 등 선·후배와의 소통이 ‘재산’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명문대와 교환학생 프로그램=한국형 MBA는 전 세계 주요 대학과 교환학생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복수학위도 받을 수 있다.

 KT&G 인천본부 김포지점의 김미선(28) 주임은 동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선택하는 데에 망설임이 없었다고 한다. 미국 텍사스주립대와의 복수학위제도 때문. 김 주임은 GMAT을 면제받았고, 텍사스주립대학교 MBA과정에 입학하면서 장학금 혜택도 받았다. 그는 “해외 MBA의 만만치 않은 경비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다”면서 “공부를 하는 데 있어 2배 이상 힘이 들고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했지만, 국내·외 MBA를 동시에 경험하고 두 개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어 1석2조”라고 강조했다.

 이진업 과장도 “MBA과정 중 싱가포르국립대학교 MBA과정에 교환학생 자격으로 다녀왔다”면서 “싱가포르국립대를 통해 노르웨이에 가서 여름학기 수업도 듣고 왔다”고 덧붙였다.

 ◆외국어는 기본, 자신에게 맞는 코스 선택을=국내 MBA는 대부분의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외국어 실력을 갖춰야 한다. 수업을 들으면서 영어 실력이 느는 것은 물론이다. 김미선 주임은 “동국대에서의 모든 수업이 100% 영어로 진행돼 미국에서 수업하는 것에 대해 먼저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고, 영어 실력도 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졸업생들은 학교마다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자신의 역량이나 관심에 맞는 코스를 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진업 과장은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고려대학교 야간MBA과정에 진학했다”면서 “회계 및 자금, 기획 업무를 하다가 MBA과정을 통해 커리어 전환에 성공했고, 그 결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게 돼 나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된 선택이었다”고 회상했다.

 최낙삼 상무이사는 “실무 경험만으로 배울 수 없는 이론과 논리를 보충하고 싶어 이 분야의 저명한 교수들이 포진한 한양대를 선택한 것”이라면서 “새롭게 갖게 된 ‘학생’이란 신분이 무엇에든지 도전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용기를 보태어 전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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