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살짝 빗나간 백 38

중앙일보

입력 2013.09.27 00:11

업데이트 2013.09.2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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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본선 32강전>○·저우루이양 9단 ●·박영훈 9단

제3보(26~41)=정석은 3만 개쯤 된다고 합니다. 새로운 정석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지금의 수순도 그중 하나지요. 저우루이양 9단은 26으로 호구했는데요, 이 수로 곧장 머리(27 자리)를 틀어막으면 어찌 될까요.

 ‘참고도1’ 백1에 대해 흑은 2로 먼저 끊는 수순이 중요합니다. 백3으로 잡는다면 흑4, 6으로 잡아 아주 좋겠지요. 따라서 흑은 ‘참고도2’ 백3으로 먼저 단수하는 수가 최선입니다. 그래서 6까지가 최근에 만들어진 신정석입니다.

 정석은 바둑의 원리를 담고 있는 아주 중요한 존재지요. 실전에서의 많은 시행착오와 연구가 결합된 귀중한 산물입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에선 “정석은 배우되 바로 잊으라”고 가르칩니다. 정석이 금과옥조인 건 분명하지만 거기에 얽매이면 고수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절대’라는 단어는 바둑에선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건 변하고 흘러갈 따름이지요. 그러므로 프로 세계에서 왜 정석을 어겼느냐고 호통치는 사람은 바보지요.

 저우루이양은 ‘참고도2’의 정석이 헤프다고 생각했는지 26, 28로 실리를 선택했습니다. 이것도 정석입니다. 선수를 잡은 박영훈 9단은 29로 가른 뒤 31로 씌워 ‘기분 좋은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백도 36의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37 때가 기로였습니다. 38로 끊는 바람에 41의 연결이 성립됐는데요, 이건 백이 재미없다는 중론입니다. 38은 40 자리로 단수해야 옳았습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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