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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심 브랜드만 빼고 다 바꿔 위기 정면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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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창환 대표

이창환(60) 동서식품 대표는 26일 인천 부평공장 연구동에서 열린 ‘5차 리스테이지’ 행사에서 “커피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맥심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맥심이라는 브랜드 빼고 다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원료 배합 비율부터 제조 공법까지 새롭게 만든 제품으로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서식품은 우선 인스턴트 커피에 들어가는 원료 가운데 아라비카의 비율을 60%에서 80%로 높이기로 했다. 브라질 등이 주산지인 아라비카는 주로 고급 원두커피의 원료로 사용됐고 인스턴트 커피 블렌딩용으로는 동남아에서 많이 나는 로부스터가 주로 사용됐다. 동서식품은 이 두 원료를 혼합해 제품을 만들어왔는데 이번에 아라비카 원료의 비율을 20%포인트 높여 고급스러운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 계획이다.

 제조 과정에는 세 가지 신기술을 새롭게 적용한다. 원두 로스팅 과정에서 각 원두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로스팅 공법을 적용하고, 추출 과정에서는 ‘저온 단시간’ 공법을 적용해 원두 본래의 맛이 최종 제품에도 남도록 했다. 또 로스팅하거나 추출할 때 공기 중에 사라지는 향을 포집해 이 향을 포장 과정에 활용함으로써 원두커피의 향과 가까운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 계획이다. 새로운 원료 배합 비율과 신기술, 새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은 10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커피전문점 사업에 뛰어들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원두커피 중심으로 소비 행태가 바뀌는 것은 큰 위협이고 이를 상당히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면서도 “커피전문점에 원료를 공급하는 방식 외에 직접 뛰어들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똑같이 커피를 다루는 사업이라 해도 커피 제품을 만드는 일과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한 커피전문점업은 사업 성격이 매우 다르다는 설명이다.

 동서식품은 1996년 이후 4년마다 품질 개선 사례, 신제품 소개 등을 겸한 발표회를 ‘리스테이지’라는 이름으로 열어왔다. 이번 발표회는 2008년 4차 발표회 이후 5년 만에 열렸다. 이 대표는 “커피 시장이 급변함에 따라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신기술의 수준을 끌어올리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주요 커피 제품의 출고가를 최대 10% 인하한 바 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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