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립] Special Knowledge <510> 구두 명칭, 어디까지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0면

구두는 근대 서양에서 신던 신발로 개화기 때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파됐다고 알려져 있다. 19세기 후반의 일이니 우리네 일상생활에 구두가 자리를 잡은 지도 한 세기를 훌쩍 넘겼다. 이제 친숙할 법도 한데 요즘 구두는 어렵다. 뜻도 짐작 안 되는 외국어로 나열된 이름 탓이다. 구두의 유래·명칭 등을 알아봤다.

‘구두’라는 단어는 일본어 ‘구츠(くつ)’가 그 원형이다. 제화회사인 금강제화 홍보팀 이영미 대리는 자료 조사를 토대로 “을사조약 이후 제화기술을 배운 사람들이 서울에 양화점을 차리면서 구두가 일반에게 보급됐고, 이름도 일본어 그대로 ‘구츠’ ‘구쓰’라 했다”고 말했다. 일본어 구츠는 가죽신만 뜻하는 게 아니라 신발을 다 아우르는 말. 그런데도 이때부터 우리나라에선 ‘가죽으로 만든 신’을 부를 때 쓰게 됐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국어사전에도 구두는 ‘주로 가죽을 재료로 하여 만든 서양식 신’으로 풀이돼 있다. 비슷한 말로 소개한 것이 ‘양혜(洋鞋)’ 또는 ‘양화(洋靴)’여서 이 또한 서양식 가죽신을 한자로 줄여 쓴 형태다.

 한데 서양에서 구두를 부르는 명칭은 우리 용례와는 또 다르다. 따로 부르는 말 없이 신발이라는 뜻의 ‘슈(shoe)’로 통칭한다. 대개 모양이 어떤지에 따라 슈 앞에 붙는 말이 달라진다. ‘윙팁’ ‘슬립온’ ‘하이힐’ 등 요즘 나오는 구두 이름 대부분은 형태와 장식에 따른 분류일 뿐이다. 남녀가 신는 신발도 형태·장식에 따라 다른 이름이 붙어 있는데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장화(正裝靴)는 영어로 ‘드레스슈(dress shoe)’, 이외 각종 형태의 편한 신발인 간편화(簡便靴)는 ‘캐주얼슈(casual shoe)’로 대별해 부른다.

위아래 같은 색 양복을 입고 여기에 천편일률적인 검정 가죽구두를 신는 남성들이 점차 줄면서 구두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본래 서양에서 신던 여러 가지 형태의 정장화가 소개됐다. 이에 따라 적당한 우리말 표현이 없는 상태에서 영어 표현을 그대로 쓰다 보니 혼란이 많아졌다. 남성 구두는 정장화를 기본으로 하며 주로 구두 윗부분, 즉 갑피를 장식하는 모양에 따라 몇 종류로 나뉜다. 여성용 구두는 굽의 모양·높이·소재 등 다양화할 요소가 많아 세분할 수 있다. 특히 가죽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각종 장식을 달아 디자인을 변형할 수 있기 때문에 남성 구두보다 종류가 더 다양하다.

1 스트레이트 팁 (straight tip)

대표적인 드레스슈. 발끝이 일자 장식, 즉 스트레이트로 쭉 뻗은 직선으로 돼 있다. 정통 정장화엔 발가락을 감싸는 부분에 보호용 심지가 들어 있는데 이 부분 가죽 모양이 일자다. 디자인이 단순하고 무난해 대부분의 상황에 어울리는 구두다.

2 유 팁 (U tip)

구두 신은 사람을 마주 봤을 때 구두 앞코 부분이 U자 모양이다. U자 모양을 이루는 부분의 가죽과 나머지 갑피 가죽의 색상을 달리해 멋을 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간편화 형태로 골프화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디자인이다.

3 윙 팁 (wing tip)

구두 신은 사람이 자기 발등을 봤을 때 구두 앞코 부분이 M자 모양으로 새의 날개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다. 구두 코 부분에 구멍을 뚫어 장식하기도 해 비교적 화려한 모양새의 정장화로 분류된다. 유럽에선 ‘브로그(brogue)’라 부르기도 한다.

4 플레인 토 더비 (plain toe derby)

‘더비’ 디자인 구두의 기본 형태다. 더비 디자인은 구두끈을 묶는 부분이 구두 갑피 위에 덧대져 위로 올라간 모양이다. 이런 형태 덕에 발등이 높은 사람들도 비교적 편하게 신을 수 있는 구두다. 독일어 ‘블러처(blucher)’로도 부른다.

5 옥스퍼드 (Oxford)

더비 디자인과 반대 형태의 디자인이 특징인 구두다. 끈을 묶는 부위 가죽이 갑피 아래로 박음질돼 있다. 옥스퍼드 슈는 1800년대 영국 옥스퍼드 대학생들이 기존의 긴 부츠 등을 벗고 이런 구두를 신은 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6 슬립온 (slip-on)

신발의 발등 부위 조임에 끈 대신 고무줄 등을 사용한 구두다. 신고 벗기 매우 편한 게 장점이다. 끈이 없으므로 끈 묶는 신발보다 발등 부위가 낮기 때문에 발등이 높은 사람에겐 다소 불편할 수 있다.

7 스텝인 (step in)

발등을 죄는 부분에 끈도 없고 고무줄도 없는 구두 디자인이다. 가죽 모양으로만 발에 안정적으로 맞아 들어가야 해 발등 부분이 꽤 낮은 편이다. 오래 걷거나 자주 신고 벗으면 윗부분이 늘어나 모양이 많이 변하기도 한다.

8 로퍼 (loafer)

영어로 게으름뱅이란 뜻이다. 신고 벗기 편한 스텝인 형태 구두다. 앞코 부분이 모카신 같은 가죽주름으로 장식돼 있으면 로퍼라 부른다. 발등 쪽으로 올라붙는 부위를 구두의 혀라고 하는데 여기에 고무밴드가 있는 것과 없는 것 모두 로퍼다.

9 모카신 (moccasin)

북아메리카 인디언이 사슴 가죽으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신발 형태에서 유래한 구두다. 보자기로 발을 감싸듯 만든 것이 모카신 제작 초기의 방법이지만 요즘 모카신은 다른 구두와 비슷한 방법으로 갑피·밑창 등을 따로 만들어 붙인다.

10 메시 (mesh)

형태로 구분하는 다른 신발 종류와 달리 소재상 특징이 이름에 반영돼 있는 구두가 메시다. 끈 모양으로 된 가죽을 엮어 만드는 구두다. 통기성이 좋아 여름철용 구두로 많이 나온다. 단점은 눈·비 오는 날씨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11 펌프스 (pumps)

지퍼나 끈 같은 구두 여밈 부분이 없고 발등이 드러나는 여성 구두를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전형적이고 기본적인 여성 구두 형태라 정장 여성화로 볼 수 있다. 기본 형태에 겉면을 새틴으로 감싸거나 반짝이는 장식 등을 달아 치장하기도 한다.

12 뮬 (mule)

뒤축 부분이 발을 감싸지 않는 형태의 여성 구두 뮬은 모양에서 짐작되듯 처음엔 실내화로 고안됐다. 발을 구두에 끼우고 끌며 신게 돼 있다. 매우 쉽고 편하게 신고 벗을 수 있지만 걸을 때 굽이 땅바닥과 닿아 달각거리는 소리가 많이 나는 게 단점이다.

13 토·백·사이드 오픈 (toe·back·side open)

각각 발끝 부분, 뒤꿈치 부분, 발 옆선 등 부위가 가죽 없이 뚫려 있는 구두 디자인이다. 뒤축 부분인 ‘힐(heel)’의 모양이나 구두 전체의 형태에 따라 다른 이름이 붙고 여기에 이들 용어가 덧붙는 경우가 많다.

14 스틸레토·청키·웨지·플랫폼 힐(stiletto·chunky·wedge·platform heel)

굽의 모양에 따른 여성 구두 이름들이다. 스틸레토는 뾰족하고 가느다란 뒷굽, 청키는 땅딸막하고 굵은 굽, 웨지는 통굽, 플랫폼은 앞굽 구두다.

15 메리제인 (Mary Jane)

앞코는 둥글고 발등을 가로지르는 끈이 특징인 구두다. 단정한 차림이어서 전에는 여학생들 교복 차림에 대부분 메리제인 구두가 짝을 이뤘었다. 어린 여자애들 신발에도 이런 형태가 많다. 요즘은 여기에 변화를 줘 높은 굽 메리제인 구두도 나온다.

16 샌들 (sandal)

원래 영어로 짚신이란 뜻이다. 고대 이집트나 로마시대를 묘사한 영화 등에서 많이 선보인 스타일이다. 구두 밑창 위에 끈을 얽어서 발에 걸치게 돼 있는 형태는 모두 샌들이라 부를 수 있다. 샌들에서 뒤꿈치를 잡아 주는 부분이 없으면 슬리퍼가 된다.

17 부츠 (boots)

구두 갑피 부분이 복사뼈를 덮어 올라간 길이의 구두는 모두 부츠다. 복사뼈 정도 높이면 앵클(ankle) 부츠, 종아리 절반 정도를 가리면 하프(half) 부츠, 정강이까지 올라가 있으면 롱(long) 부츠다. 복사뼈 높이 남성용은 처커(chukka)다.

18 부티 (bootie)

본래 부츠에서 약간 변형된 디자인의 구두다. 앵클 부츠가 발목을 덮는다면 부티의 갑피는 그보다 낮다. 복사뼈 바로 아래 정도 길이다. 레깅스가 유행하면서 인기를 끈 구두다. 레깅스와 비슷한 색 부티를 신으면 다리가 길어 보이기 때문이다.

19 플랫 (flat)

‘납작한’이란 뜻이다. 말 그대로 굽 높이가 2㎝에 못 미치는 구두다. 발레리나가 신는 발레화와 비슷한 모양새여서 ‘발레리나 슈즈’로도 불린다. 굽이 낮고 발을 감싸는 형태여서 편하지만 장시간 보행에는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강승민 기자
사진 금강제화

[독자와 함께 만듭니다] 뉴스클립은 시사뉴스를 바탕으로 만드는 지식 창고이자 상식 백과사전입니다.
* 모아 두었습니다. www.joongang.co.kr에서 뉴스클립을 누르세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