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움 임상유전체센터 최상운 센터장

중앙일보

입력 2013.09.17 05:28

업데이트 2013.09.17 05:29

차움 임상유전체센터는 최상운 센터장의 유전체 및 상유전체학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달부터 맞춤형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다.

“예방은 한 냥, 치료는 천 냥이죠. 개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파악해 질병을 예방하는 시대가 곧 열립니다. 10월부터 맞춤형 유전자 검사를 시작합니다.”미래형 항노화 라이프센터 차움의 임상유전체센터에 최근 합류한 최상운 센터장은 내달 1일 개인별 맞춤형 유전자 검사 실시를 앞두고 분주하다. 최 센터장은 “노화는 막을 순 없지만 늦출 순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 개인별 유전 정보를 해독해 맞춤형으로 진료, 치료하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년간 미국 농무부(USDA)에서 영양으로 노화를 늦추는 연구를 해왔다. 다음은 최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수명 연장 연구가 어느 단계에 와 있나.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면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는 다수 동물실험에서 밝혀졌다. 통상 칼로리를 10% 줄이면 수명이 10% 늘어난다. 하지만 임상시험까지는 이뤄지지 않아 사람에게 섣불리 적용할 수 없다. 사람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면 춥고 배고프며 불임율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칼로리 제한이 아닌, 어떻게 하면 음식이나 영양소를 통해 수명을 건강하게 연장할 수 있는지 연구하는 단계에 와 있다. ‘상유전체’를 파악하면 개인별 건강한 수명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상유전체’란 무엇인가.

 “벌 애벌레는 로얄제리를 먹으면 여왕벌이 되지만 화수분을 먹으면 일벌이 된다. 침팬지와 사람은 전체 유전자의 98%가 똑같다. 유전자가 같아도 같은 유전자를 다르게 발현시키는 메커니즘이 있다. 그것이 바로 상유전체이다.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년)의 ‘루앙 성당, 성당의 정문, 아침 햇살, 파랑 조화’라는 작품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모네는 똑같은 교회를 아침, 점심, 저녁에 따라 색채를 다르게 그렸다. 하지만 이 교회는 그대로 있다. 햇볕이라는 환경요인에 따라 교회가 다르게 표현된다. 흡연·운동·다이어트 등 비유전적 요인이 유전자를 건드리지 않고도 상유전체를 바꿔 개개인에게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 달라진다는 것과 같다. DNA 속에 유전자가 있다. 유전자는 머리에서 뽑든 다리에서 뽑든 같다. 하지만 상유전체는 부위별로 다 다르다. DNA는 다 같은데 위(胃)에서는 위와 관련된 것만, 췌장에서는 췌장에 관련된 것만 분비되도록 각 조직·세포의 특징을 정의하는 게 상유전체다.”
 
-유전자 정보를 읽으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가.

 “그렇다. 사람은 23억 개 이상 유전자를 갖고 있다. 유전자를 합친 게 유전체다. 유전자에는 염기들이 나열돼 있다. 같은 유전자라도 염기서열이 다를 수 있다. 이중 677번째 염기서열이 어떤 사람은 C-C타입인데 어떤 사람은 C-T 혹은 T-T타입이다. 한국인 중 10~20%는 T-T타입이다. 이들은 체내 엽산 함유량이 낮으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2배다. 반대로 엽산을 충분히 섭취하면 대장암 발병률을 2분의 1로 낮출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을 빨리 찾아야 한다. 대장암 발병 위험에서 건져낼 수 있다. 사람들은 얼굴도, 자라온 환경도 모두 다르다. 따라서 각자 다르게 치료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상유전체 및 유전체를 이용한 맞춤치료의 길을 여는 데 앞장설 것이다.”
 
-미국생활을 접고 차움에 부임하게 된 배경은.

 “1993년 미국 보스턴 터프대 교수로 재직하며 영양을 통한 노화와 암 예방과 상유전체 연구에 몰두했다. 특히 유전체나 상유전체를 이용한 맞춤치료, 맞춤영양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좀더 폭 넓은 연구에 목말랐다. 그러던 차에 차움을 만났다. 줄기세포 및 불임 연구에 특화된 차병원그룹의 미래형 병원 청사진이 내가 추구할 연구 방향과 부합했다. 분당차병원은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됐고, 판교에 곧 연구소가 차려지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이달 1일 이곳 차움에 부임하면서 임상유전체센터를 개소했다. 센터장을 맡았다. 이곳에서 유전체 검사를 통해 각종 질환 예방과 노화 지연을 위한 맞춤형 예방 및 치료를 할 것이다. 차병원그룹이 쌓은 줄기세포 연구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

-10월부터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다는데.

 “차움 임상유전체센터는 10월 1일부터 유전자 검사를 본격 실시할 예정이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다. 타액이나 혈액을 채취해 개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해독힐 수 있다. 향후 법적 규제가 풀리면 환자를 대상으로도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엔 고혈압 및 고지혈증 환자가 특히 많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식이·운동·약물요법 중 개개인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 환자와 의사 모두 행복할 날이 멀지 않았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사진=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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