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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스파이' … 기발한 '관상' … 반가운 '몬스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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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극장가 대목인 추석 연휴. 올해는 짧게는 5일, 길게는 9일까지 휴일이 이어지는 만큼 극장을 찾는 관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겨냥해 다양한 장르와 소재로 무장한 영화들이 포진한 가운데, 가족 관객이 즐길 만한 네 편을 소개한다.

이은선 기자

‘스파이’(9월 5일 개봉, 이승준 감독)는 ‘추석=코미디’라는 공식에 딱 들어맞는 영화다. 스파이라는 정체를 숨긴 남편 철수(설경구)와 영문도 모르고 사건에 휘말린 아내 영희(문소리)의 이야기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트루 라이즈’(1994)를 연상시킨다. 영화는 여기에 한국의 평범한 직장인 부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소한 에피소드와 유머를 버무렸다.

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벌이는 시원한 액션이 볼거리. ‘박하사탕’(2000)과 ‘오아시스’(2002)에서 최고의 호흡을 선보였던 설경구와 문소리의 ‘코미디 랑데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의문투성이의 미남 라이언을 연기한 다니엘 헤니의 미소는 여성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듯하다. 고창석, 라미란 등 막강한 코믹 조연진의 활약도 영화의 맛을 살린다. 5일에 개봉해 초반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이에 대적하는 한국 영화 ‘관상’(9월 11일 개봉, 한재림 감독) 역시 추석 연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을 만하다. 한양에 입성한 조선 최고의 관상가가 관상으로 나라의 운명을 바꾸려 한다는 내용이다. 계유정난(癸酉靖難)의 역사적 배경에 관상이라는 소재를 엮은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지난해 흥행한 ‘광해, 왕이 된 남자’(추창민 감독)와 같은 팩션 사극이다.

유쾌한 캐릭터 코미디와 묵직한 역사 드라마를 오간다는 점은 중년 남성 관객들이 크게 반길 만한 대목. ‘도둑들’(2012, 최동훈 감독) 못지않은 화려한 출연진도 돋보인다. 관상가 내경을 연기하는 송강호를 비롯해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김혜수 등이 출연했다.

어린이 관객은 물론, 성인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애니메이션 두 편도 포진해 있다. ‘몬스터 대학교’(9월 12일 개봉, 댄 스캔론 감독)는 ‘애니메이션의 명가’ 디즈니 픽사의 신작이다. 픽사 최고의 애니메이션 중 한 편으로 손꼽히는 ‘몬스터 주식회사’(2001)의 속편이자 프리퀄이다.

몬스터 주식회사 최고의 직원이었던 마이크와 설리의 대학 시절을 그린다. 최고의 몬스터가 되기 위해 대학교에 입학한 마이크와 설리. 수업 첫날부터 앙숙이 되지만, 이내 한 팀을 이뤄 교내 ‘겁주기 대회’의 우승을 노린다는 내용. 성숙하게 실패를 극복하려는 이들의 성장을 지지하는 따뜻하고 유쾌한 애니메이션이다.

2011년 전 세계에서 5억4000만 달러(6037억원)의 흥행 수익을 거둔 인기 애니메이션 ‘슈퍼배드’도 속편으로 돌아왔다. ‘슈퍼배드 2’ (9월 12일 개봉, 피에르 코팽·크리스 리노드 감독)는 전편에서 ‘슈퍼 악당’이었다가 이제는 ‘딸 바보’로 변신한 그루가 지구를 정복하려는 악당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았다. 1편 흥행의 일등 공신이었던 미니언 캐릭터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알 수 없는 언어로 속사포 같은 수다를 쏟아내는 귀여운 미니언들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과 서현이 전편에 이어 그루의 딸 마고와 에디스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전 세계에서 8억 달러(8980억원)의 흥행수익을 거뒀다.

그 밖의 볼 만한 영화들 (★ 5개 만점, ☆는 ★의 반 개)

●섀도우 헌터스:뼈의 도시

감독 해럴드 즈워트 장르 판타지·액션 상영시간 130분 등급 15세 관람가 줄거리 소녀 클레리는 우연히 만난 제이스를 통해 자신이 악마를 사냥하는 ‘섀도우 헌터’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모험을 시작한다.

★★☆(임주리 기자) 판타지 안에 액션과 멜로를 녹여내는 과정이 자연스럽지 않다. 성인 관객들에게는 유치하게 보일 만한 장면도 많다. 릴리 콜린스의 연기만큼은 눈여겨볼 만하다.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

감독 쏘어 프류덴탈 장르 판타지 상영시간 106분 등급 12세 관람가 줄거리 퍼시 잭슨은 자신이 살고 있는 데미갓 캠프가 위험에 처하자 구원의 열쇠가 될 황금 양피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

★★☆(지용진 기자) 시각적인 쾌감은 있지만 이야기는 안일하다. 우정·가족애 등의 주제가 진부한 느낌마저 준다. 스토리가 더 새롭고 정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선희

감독 홍상수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88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줄거리 영화과 졸업생 선희는 유학 추천서를 받으러 최 교수를 찾아온다. 그러면서 옛 연인 문수와 선배 재학도 만난다.

★★★☆(이은선 기자) 평범한 삶의 한순간을 감독 특유의 방식으로 그려낸다. 기묘한 헛소동 속에 몸을 푹 담그고 킬킬대며 즐기는 기분이다. 재미있고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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