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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만에 8억3000만원 … '벼락부자' 김세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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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김세영이 KLPGA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 KLPGA]

“제 플레이지만 저도 믿기지 않아요. 뭔가에 홀린 기분이에요.”

 한 주 전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기적 같은 샷 이글과 홀인원으로 6타 차 열세를 뒤집었던 김세영(20·미래에셋)이 또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15일 경기도 안산 아일랜드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메트라이프 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 김세영은 버디 4개와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9언더파로 2주 연속 우승했다.

 선두에 2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한 김세영은 경기 초반 흐름이 좋지 않았다. 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져 4온, 2퍼트로 더블보기를 했다. 전반 9홀에서 1오버파. 1위와는 3타 차까지 벌어졌다. 김세영은 “우승은 힘들 것 같았다. 한 샷, 한 샷 집중해 경기를 마치자는 생각만 했다”고 했다.

 마음을 비우자 샷이 살아났다. 11번 홀(파5)에서 장타를 앞세워 가볍게 투 온, 버디를 잡았고 14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20㎝ 붙여 1타를 더 줄였다. 16번 홀(파4)에서는 3m짜리 버디를 추가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안송이(23·KB금융그룹)와 전인지(19·진로하이트)는 우승을 의식하면서 흔들렸다. 9번 홀까지 1타 차 단독 선두였던 전인지는 10번 홀(파4) 1m도 안 되는 파 퍼트에 이어 12번 홀(파3) 어프로치 샷 실수로 순식간에 2타를 잃었다. 안송이는 14번 홀까지 공동 선두를 달렸지만 15번 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보기를 한 뒤 16번 홀(파4)에서도 벙커에 빠져 1타를 잃었다. 전인지와 안송이는 각각 17번 홀과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1타 차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2주 동안 김세영은 골프를 하면서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했다. 생애 첫 홀인원을 했고 세계랭킹 5위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을 꺾었다. 우승 뒤 인사할 곳이 많아져 연습도 제대로 못하고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나 지난주 우승의 기운은 무서웠다.

 골프에서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샷에만 집중할 수 있는 ‘무아지경의 단계’라고 한다.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스윙이 나오는 단계다. 김세영은 “몸은 피곤했지만 샷에 자신이 생겨 동작을 일부러 만들려 하지 않았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샷을 했더니 오히려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받은 김세영은 상금 6억원을 돌파(6억2827만원)했다. 지난주 우승 상금과 보너스 등으로 6억2000만원을 벌었고 이번 주에도 상금과 보너스를 포함해 약 2억1000만원을 추가하며 2주 동안 8억원이 넘는 쌍대박을 터뜨렸다. 김세영은 “상금 10억원을 모아 미국 무대에 가는 게 목표다. 얼마 안 가 목표를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안산=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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