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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고려 때 박해받았던 경주 … 조선이 끌어안은 까닭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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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조선 후기 경주의 모습을 담은 ‘경주읍내전도.’ [사진 국립경주박물관]

별칭 ‘에밀레종’으로 유명한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 신라 혜공왕(771년) 때 만들어져 경주 봉덕사에 걸렸다. 그러나 큰 홍수로 절이 수몰되면서 종은 경주 북천가로 떠내려가 오랜 기간 고철 덩어리로 뒹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경주부사 김담이 수풀 속에 뒹굴던 종을 수습해 영묘사로 옮긴 때가 세조 6년(1460년)이었다. 거듭된 전란과 자연재해로 훼손됐던 불국사와 분황사 등도 조선 중기 이후 대규모 중수(重修)를 거치면서 제 모습을 되찾게 된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이 17일 여는 특별전 ‘조선시대의 경주’는 ‘신라의 수도 서라벌’에 가려져 그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시대 경주를 다각도로 돌아본다. 1000년간 신라의 수도로 번영을 누렸던 경주는 고려시대 들어 하나의 지방도시로 격하된다. 몰락한 왕조의 거점이었던 만큼 박해도 심했다.

 역성혁명을 일으킨 조선왕조는 이런 경주의 정치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 끌어안는다. 조선 태조 어진이 경주 집경전(集慶殿)에 걸렸고, 경주는 동쪽의 수도라는 뜻에서 ‘동경(東京)’ ‘동도(東都)’로 불리며 학문과 사상의 꽃을 피우게 된다.

 전시에는 18세기 말 경주의 모습을 담은 지도 ‘경주읍내전도(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를 비롯해 1699년 경주에서 간행된 역사지리지 『동경잡기(東京雜記)』 목판과 책 등 유물 180여 점이 나온다.

11월 10일까지. 무료. 054-740-7500.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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