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비즈 칼럼

대학에 창업학과 만들자

중앙일보

입력 2013.09.13 00:10

업데이트 2013.09.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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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

정부가 최근 ‘대학 창업교육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지난번 빌 게이츠의 서울대 방문에서 논란이 됐던 대학생 창업 휴학이 2년까지 연속으로 가능하게 된 점, 창업 대체 학점 인정 등이다. 또한 그동안 ‘entrepreneurship’을 ‘기업가정신’으로 잘못 사용해 오던 것을 ‘창업가정신’으로 정확히 사용함으로써 정부가 창업을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번 계획은 혁신적·창조적 정책이라기보다 쇄신에 그친 미봉책이라 할 수 있다. 정부 지원금을 타려고 함량 미달의 학생들이 너도나도 창업에 나서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대학의 창업교육에서 보듯이 창조경제와 창업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이는 학부 과정에 독립된 창업학과 개설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주인의식을 가진 독립된 창업 관련 학과가 존재해야 구심점이 있고, 정체성도 확립된다. 이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창업에 대한 끼와 목표의식이 있는 학생들의 희망이 될 수 있다.

 미국은 명문 대학들이 앞장서 학부 과정에 독립된 창업 관련 학과를 개설했고, 고등학생 30% 이상이 창업 관련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유럽연합도 회원국 중 절반이 초등학교에 창업가정신 정규 교과목을 두고 있고, 3분의 2 정도가 중·고등학교에서 창업가정신 정규 필수교과목을 두고 있다.

 학과 설립 문제는 대학 정원을 늘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지난번 서울대 창조경영학과 설립이 무산된 것에서 보듯이 쉽지 않은 문제다. 따라서 정부와 대학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가령 대학이 창업 관련 학과 정원의 50%를 확보하면 정부도 나머지 50%를 늘려 주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우수한 고교생들이 의사나 법관 대신 창업가를 꿈꾸게 하고, 창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창업가정신이 시대정신으로 뿌리를 내려야 한다. 여기에 대학의 역할이 있고, 대학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까닭이 있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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