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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여성방패 전략, 여경이 뚫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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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경들이 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구인영장 집행을 막는 여성 당직자들을 끌어내고 있다. [김형수 기자]

통합진보당은 지난달 28일 이석기 의원실 압수수색 때부터 이른바 ‘여성 방패’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석기 의원실에 대한 1차 압수수색은 일부 여성 당직자의 저항으로 결국 하루를 넘겨 다음날 오후부터 진행됐다. 지난 4일에도 통진당 여성 당직자 10여 명이 전면에 나서 국정원 요원들의 진입을 가로막았다. 이들은 매번 “어딜 만져! 내 몸에 손대지 마!”라고 외치며 저항했다. 과거 이정희 대표가 시위 도중 경찰관에게 “어딜 만져”라고 소리치는 동영상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국정원이 체포영장을 강제 집행하려 할 때는 흥분한 일부 여성 당직자가 국정원 직원의 바지를 잡아당기거나 와이셔츠를 잡아 뜯기도 했다.

 지난해 부정경선 사태 당시 비당권파 조준호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움켜쥔 여성 당원(일명 ‘머리끄덩이녀’)를 연상시키는 장면이었다. 상황을 지켜보던 국회 관계자는 “여성 당직자들을 내세워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건 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은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끝났다. 여경 20여 명이 ‘여성 방패’를 강제 해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깡패들의 폭력적인 진압’이라고 반발하던 통진당 측도 여경들의 진압은 거부할 명분이 없었다. 의원실 문을 막고 있던 김재연 통진당 의원도 여경에게 끌려 나갔다. 결국 오후 8시10분쯤 이 의원에 대해 영장집행을 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 현장에 들어간 경찰관들로부터 여성 당직자들이 또 몸으로 막는다는 말을 듣자마자 대기 중이던 여경들을 급파했다”며 “모든 집회 상황 때마다 여경들이 대기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찰은 국회 본청 앞 경비 때도 1열엔 여경들을 배치해 이 같은 상황에 대비했었다.

글=이윤석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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