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흥모<본사 논설위원>|월남전황과 국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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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월남은 우리 국민에게 생소한 나라는 아니다. 국군 5만이라는 귀여운 자제들이 활약하고 있고 그 밖의 1만 명에 가까운 기술자가 일하고 있다. 동남아 각국을 돌다가 탄손누트 공항에 내리니(8월11일)벅찬 감격을 감출 길이 없었다. 주월사 박노형 참모장을 비롯해서 김윤경 정훈부장, 이찬식 보도실장, 본사 이방훈 특파원 및 각 사 특파원 등이 마중 나와 마치 우리 나라의 전방 도시를 방문하는 느낌. 다른 곳과는 달리 한국과 동남아의 지리적 거리감을 일거에 단축시켜 주었다.
3일간 월남에 머무르는 동안 우리 일행은 주월 사→맹호부대→비둘기부대를 방문했고 이세호 사령관을 비롯해서 이건형 부사령관, 김학원 맹호 부대 외, 김진구 비둘기부대장, 정규한 백마부대장(대북에서), 그 밖의 장병들과 각각 간담 할 기회를 가졌다.
우선 한 핏줄의 단일 민족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할까, 주월 국군 한 사람 한 사람의 애국심에 감명 깊었다고 할까. 5년 전 필자는 약 2주일동안, 월남에 머무르면서 사이공, 비엔하워 디안, 봉타우, 캄란, 퀴논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그 때의 생생한 모습을 되살리면서 이번 다시 찾는 곳은 퀴논과 디안, 그 동안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애써서 찾아보려 했다.
5년 전 주 월 미군은 15만, 전비는 11억불, 월남 군은 정규군 23만 명, 지방 군 23만 명이었다. 우리국군의 주둔막사는 천막을 갓 세웠을 정도였다. 그때의 캄란과 퀴논은 군 시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때었다. 그때의 전열이 낙관을 불허했던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고 그때의 사이공 거리는 불안과 공포가 휩싸여 있었다.
5년이라는 세월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이래저래 크게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때 54만 명에 말했던 미군은 이제 차차 감군 하기 시작했지만 월남 군은 정규군 50만 명, 지방 군 27만 명, 민병 대 23만 명 총 1백여 만 명의 대군으로 성장했다. 불모의 땅에 세워졌던 국군막사는 블록 영구막사로 대체 되었고 주변도로는 말쑥하게 포장돼 있었다.
파월 5년, 그 동안 우리 국군이 이룩한 전과는 그야말로 놀라운 것이다. 8월10일 현재 적 사살 3만2천5백63명, 무기노획 1만6천9백10점, 포로 4천3백29명, 귀순 2천3백45명, 친선행사 횟수는 26만여 회, 대민 진료의 총 인원은 무려 4백40여만 명에 달하고 있다.
퀴논에서 기갑 연대 2대대6중대를 방문할 때 헬리콥터기 상에서 포연이 올라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바로 국군 외 베트콩 소탕작전이었으며 그날 저녁 이 부사령관과 박 참모장과 간담하고 있을 때 그 작전을 포함한 백마·맹호 등에서의 작전 전과가 보고되고 있었다. 청웅성 같은 중대 전술기지, 그것은 적의 연대단위공격에도 48시간 지탱할 수 있는 횡면 성을 가지고 있었고 동 중대의 화력시범은 놀라운 것이 있었다.
앞으로 공산군이 그들의 존재와 조직을 과시하기 위한 공세를 취할 것을 예상하고는 있지만 큰 전투나 테러는 고개를 숙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특히 지난 3월의 캄보디아 사태이후 사이공에서의 테러 건수는 격감했다고 한다. 즉 그 이전 사이공에서의 테러 건수는 월10여건 있었으나 요즘은 주 l건, 월 3, 4건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는 전투가 있더라도 큰 상대가 없어 국군의 전파는 점점 적어지고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월남 전쟁이 언제 어떤 형태로 끝날 것인지는 아직도 그 실마리를 잡을 수 없다. 파리 협상이 계속되고 있으나 그곳에서 기대할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 결국 월남 군이 강화되고 치안이 그럭저럭 확보되는 길밖에는 없을 것이며 그러면서 전쟁은 슬며시 사라지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지금으로 보아 월남의 평화와 질서가 차차 잡혀져가고 있는 것에 비추어 그러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 러는 데는 주 월 국군을 비롯한 미군과 그 밖의 연합군의 지원과 협조, 그야말로 엄청난 대가가 있었다는 것을 장기하지 않을 수 없다.
종전 무드가 깃들임과 더불어 주 월 국군에는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는 것도 엿 볼 수 있었다. 미 상원이 주 월 국군의 수당 지급을 중지하겠다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충격적이지만 다름 아닌 월남일부 국민이나 신문이 주 월 국군에 대해 때때로 적지 않은 곡해를 하고 있는 것도 문제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작년 10월14일에 발생한 이른바『린선 사원승려 살해사건』은 그것이 마치 한국군의 소행인 것처럼 허위 선전되어 월남국민으로부터 적지 않은 곡해를 산 일도 있었다.
이것은 아군의 해병과 한-월 합동 조사단의 신중한 조사 끝에 한국군을 가장한 베트콩이나 정체불명의 괴한에 의해 조직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또 하나의 예로서 지난 7월2일 자 사이공에서 발행되는 뚱럽(독립)신문(발행 붓 수 약 1만 부)은 연합군비판 시리즈를 심는 가운데서 퀴논 지역 국군에 대해 살인·강간 운운 등 근거 없는 비난기사를 실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이것은 정체 불명의 투서를 그대로 실었다는 것이다. 이를 전체시 할 수는 없지만 일부 월남 국민의 곡해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틀림은 없을 것이며 그럴수록 우리는 서운한 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월남인에게 예의바르고 친절한 따이 한』이 되자는 것은 주 월 한국군 생활신조 3훈 가운데 두 번째 대목이었다. 이세호 사령관은 전 부대에 명령하여 병은 병대로 위관은 위관대로 우방 군과 각개 친구 맺기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 월남전쟁, 그것은 인간대인간의 관계개선, 나아가서는 군 정훈 업무와 심리전면에서의 활동이 매우 중요시되는 전쟁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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