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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양복 45년 김태식씨, 첫 철탑산업훈장 영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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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맞춤양복에 바친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양복 만들기에 평생을 바친 김태식(60·베르가모 김태식 양복점 대표·사진)씨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그는 “맞춤양복 기술의 명맥을 잇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씨는 2일 고용노동부의 ‘2013 직업능력의 달’ 정부포상에서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맞춤양복 분야에서 산업훈장을 받은 것은 김씨가 처음이다.

 그가 양복과 인연을 맺은 것은 15세 때다. 가세가 기울면서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친척이 경영하는 양복점에 견습생으로 들어갔다. 쇠 다리미를 연탄불에 데우고, 바느질을 하기 좋도록 실에 초를 먹이는 허드렛일을 하며 양복기술을 배웠다. 그러길 9년, 재단사가 됐다. 그후 김씨는 인체와 일체가 되는 양복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바느질 부위에 주름이 생기는 것을 막는 모직 양복 봉제법도 찾아냈다.

 2005년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세계주문양복연맹 회원들에게 이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고, 2006년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린 아시아마스터스재단대회에선 우승도 했다.

 재능나눔에도 열심이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양복 기술로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1988년부터 대구교도소 직업훈련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고민은 기성복에 밀려 맞춤양복이 점점 더 고전하고 있는 점이다. 그는 “맞춤양복의 부흥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사람의 체형은 모두 다른 만큼 제품이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 마음으로 노력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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