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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꽃·잉어·달토끼 … 불화에 왜 들어갔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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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민화 ‘서수도(瑞獸圖)’의 달토끼 그림. [사진 민화학회]

종교적인 염원을 담은 불화(佛畵)와 세속적인 희망을 담은 민화(民畵), 얼핏 거리가 멀어 보이는 두 그림 사이에는 의외로 공통점이 많다.

 고려~조선시대 그려진 불화에는 모란꽃과 잉어·달토끼 등 조선 후기 민화에서 볼 수 있는 도상 및 양식들이 자주 등장한다. 사찰에서 불화를 그린 화승(畵僧)들이 민화에도 참여했거나 민화 화가들과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한국민화학회(회장 정병모)는 7일 오후 2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민화와 불교문화’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조선 후기 이후 유행한 민화와 불교미술과의 연관성을 밝히는 자리다.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의 ‘민화의 성격과 불화와의 관계’라는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고승희 동국대 교수가 ‘조선후기 불교회화와 민화의 모란화 비교 연구’란 논문을 통해 민화와 불화에서 공통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모란화를 비교 고찰한다.

 조수연(동국대 대학원 박사과정)씨는 ‘고려후기 수월관음보살도와 조선후기 민화의 달 표현’에서 대표적인 고려불화인 수월관음도와 조선후기 민화에 그려진 달토끼 그림을 분석한다. 수월관음도는 종교회화지만, 당대 문화를 반영해 민간설화인 달토끼 그림을 그려넣었다. 이런 달토끼 표현은 이후 조선 후기 민화의 도상에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박본수 경기도박물관 학예팀장은 “민화는 아마추어 화가들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궁중 도화서 화원이나 사찰의 화승 등도 많이 그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불화와 민화의 밀접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31-709-4166.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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