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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냐 캠리냐 … 현대차 '수입차 비교 시승'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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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4일 한 여성이 서울 강남구 현대차 대치지점에서 벨로스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차는 여성 운전자 360명을 선정해 연말까지 벨로스터와 미니쿠페 등을 비교시승하는 행사를 한다.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수입차의 공세에 대응해 정면 승부에 나섰다. 현대차는 13일부터 12월 12일까지 여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현대차와 수입차를 직접 시승해보고 판단하는 ‘수입차 비교시승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현대차의 일대일 비교시승 행사는 올해 3월 첫선을 보인 뒤 직장인들을 상대로 두 차례 진행해 큰 인기를 얻었다. 12월까지 12주에 걸친 세 번째 비교시승 이벤트는 총 360명의 여성 고객을 선정해 진행된다. 서울 강남과 목동, 경기도 분당, 대전·부산·인천·광주 등 전국 9개 지역 시승센터에서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시승기간은 2박3일이다. 비교 대상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독일차와 일본차다. 고급 세단인 제네시스는 벤츠 E300이나 BMW528i와 비교하며 타볼 수 있고, 현대차의 대표적인 해치백 차량인 i30은 폴크스바겐 골프를 맞수로 택했다. 깜찍한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벨로스터는 미니쿠페, 대표적인 중형차인 쏘나타는 일본의 도요타 캠리와 비교한다. 비교시승과 함께 이달 중 제네시스 구매 고객에게 차량 가격을 200만원 할인해주기로 했다. 지난달 100만원이던 할인폭이 한 달 새 두 배로 는 셈이다. 또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50만원,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50만원을 할인하고, i30도 30만원 깎아준다.

 기아차 역시 올해 초 출시된 올 뉴 카렌스를 30만원 할인해준다. 판매량이 저조했지만 출시된 지 오래되지 않아 할인을 미뤄왔던 올 뉴 카렌스도 가격을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수입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수입차 보유 고객이 이달 중 K3·K5·K7·K9·스포티지R·쏘렌토R을 구매하면 차종별로 30만~50만원씩 추가로 깎아주기로 했다.

 현대기아차의 비교시승 행사나 가격 할인은 수입차의 공세에 대한 적극적 방어책이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 판매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09년 6만993대였던 수입차의 연간 판매량은 2011년 10만 대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는 13만858대가 판매됐다. 올해 판매량도 훌쩍 늘어 매달 1만2000~1만500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기 모델의 물량 소진과 일부 브랜드의 가격인하 축소로 판매량이 1만3977대로 7월보다 6.5%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에 비하면 32% 증가한 수치다. 특히 BMW520d나 BMW528i, 폴크스바겐 골프 등은 꾸준히 베스트셀링카로 자리 잡았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국내 판매량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2월 국내에 5만3647대를 판매한 현대차는 올 2월 4만7489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고 6월과 7월도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하락했다.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42만4018대에서 올해 43만2593대로 8000여 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입차의 가격인하 공세에 배기가스 실내유입, 누수 같은 악재가 이어지면서 국산차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데다 최근 노조 파업으로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비교시승과 할인 카드를 들고 나온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이 현대차와 수입차를 비교해보고 현대차의 높아진 품질을 직접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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