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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그림자 금융과 중국 경제

중앙일보

입력

중국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의 문제가 들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처럼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유사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금융(파생)상품의 거래이다. 중국의 지방정부는 8%성장을 유지(保八)하기 위해 그림자 금융(투자회사)을 통해서 인프라 및 주택을 건설을 하였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건설이 중단되고 높은 이자를 갚지 못해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건설이 중단된 아파트가 밤에 불 꺼진 고스트 타운이 되고 있다. 그림자 금융의 급성장으로 국제 신용평가사가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낮추었다.

중국의 경제를 보면 아편전쟁까지 세계 GDP의 20-30%를 차지하는 슈퍼 경제였다. 통계에 의하면 1820년 중국의 GDP는 미국의 18배였고 아편전쟁이 발발한 1840년에도 미국의 4배였다.

그러나 1950년대 초에는 중국의 GDP는 미국의 17%로 축소되었다. 중국으로서는 잃어버린 100년이었다. 그 후 일시적인 경제부흥기가 있었지만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6년에는 중국경제는 그야 말로 붕괴직전이었다. 그 때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 개방으로 중국경제는 두 자리 숫자의 고도성장을 이루어 오뚜기처럼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2003년 골드만삭스는 “브릭스와 함께 보는 2050년”이라는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브라질 러시아 인디아 및 차이나 (BRICs)등 신흥대국의 경제 성장을 높이 평가하였다. 그 중에서도 중국은 2015년에 일본을, 2039년에 미국의 경제를 능가하는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 된다는 예측을 내 놓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실제로 중국은 골드만삭스의 예상 보다 5년 빠른 2010년도에 일본경제를 추월하였다. 이대로 가면 20-30년 후에는 미국도 추월하여 아편전쟁 전의 중국의 위상을 다시 차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국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여기까지다. 중국의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가 GDP의 40%를 차지하고 그림자 금융의 규모를 합친다면 중국의 전체 GDP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것이 폭발하면 중국은 신용위기(crisis of confidence)에 빠져 미국경제를 추월하기는 커녕 중국경제가 붕괴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중국 경제의 과열 성장을 걱정한 전문가들은 중국경제의 하드 랜딩을 경고하였으나 그 때 그때 잘 넘어 갔다. 특히 2008년 중국은 공공투자를 대폭 늘여 리만 브라더스 쇼크의 전염을 차단하였다.

이번에도 중국은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가 많다. 그들은 중국은 미국과 달라 중앙정부(공산당)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구조로 지방정부의 부채는 의미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의 새 지도부는 이미 그림자 금융개혁에 착수하였다고 한다. 세계는 중국이 다시 오뚜기처럼 난국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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