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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8월 수상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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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 달의 심사평

시조를 음풍농월쯤으로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현실적인 감각을 놓쳐서도 안 되고 추상성을 극복해야 현대 독자들의 감각에 맞는 시조가 될 수 있다. 시조가 젊어지기 위해서는 치열한 시정신과 담금질, 그리고 현대성이 필수적이다.

 이 달의 장원으로 유순덕의 ‘물방울 현상학’을 뽑는 데 흔쾌히 합의했다. 투병생활을 하는 입원환자들의 간절함을 ‘고드름’이라는 사물에 빗대어 이미지화한 능력이 빛난다. 시상을 전개하는 수법 또한 교묘하다. 물방울 한 방울이 수직 낙하하듯이, 첫 수의 초장부터 셋째 수의 종장까지 초점화돼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특히 셋째 수의 종장, 물방울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피어나는 ‘꽃순’은 화룡점정이다.

 노숙자의 삶에 희망을 그린 윤애라의 ‘대궐 한 채’을 차상으로 민다. 신문지를 덮고 누운 사내, 사내를 염려하는 듯한 햇볕의 보살핌, 그 덮은 신문지에 실린 아파트 광고는 상당한 깊이의 상황적 아이러니를 형성하면서 시적 성취를 마련해준다.

 차하를 차지한 조호연의 ‘흐린 날’은 제비의 저공비행을 묘사적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제비가 수면을 치고 지나는 찰나를 그리면서, 제비가 파문을 물고 있다는 부분은 절창이다. 다만, 대상만을 강조한 나머지 화자의 정서가 휘발돼버린 느낌이 드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심사위원=오승철·권갑하(대표집필 오승철)

◆응모안내=매달 20일 무렵까지 접수된 응모작을 심사해 그 달 말 발표합니다. 장원·차상·차하 당선자에게 중앙시조백일장 연말장원전 응모 자격을 줍니다. 서울 중구 서소문로 100번지 중앙일보 편집국 문화부 중앙시조백일장 담당자 앞. (우편번호 1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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