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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부동산의 진화 … 이젠 호텔에 투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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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해 은퇴한 최모(56)씨는 경기도 동탄신도시의 한 호텔을 분양받은 뒤 노후 생활비 걱정을 덜었다. 그는 당초 오피스텔을 사려고 했다. 그러다 오피스텔 투자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해 호텔을 분양받았다. 공급면적 61㎡ 객실을 2억원에 분양받은 최씨는 월 130만원의 수익을 얻고 있다. 수익률이 연 8%에 이른다. 최씨는 “같은 금액으로 서울에 오피스텔을 산 지인들은 임대료 하락과 공실 발생 등으로 월 80만원도 못 받고 있다”며 “세입자나 중개수수료 같은 신경 쓸 일도 없어 편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관광호텔이 임대투자 상품으로 관심을 끈다. 사진은 제주도에 분양 중인 서귀포 R호텔 조감도.▷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급 과잉으로 ‘투자 빨간불’이 들어온 오피스텔의 빈자리를 호텔이 채우고 있다. 비슷한 자금으로 오피스텔보다 수익성이 나은 호텔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전까지 호텔은 재산권 행사가 어려운 지분제 분양이 대부분이었다. 한 객실을 2명 이상이 분양받아야 해 다른 소유자의 동의 없이는 객실을 팔거나 리모델링을 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생활숙박업이 합법화하면서 호텔도 오피스텔처럼 객실을 구분등기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 여건이 좋아졌다.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도 이유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00여만 명에서 2015년엔 1380여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이들이 묵을 숙박시설은 아직 부족하다. 서울시는 매년 서울 시내에 3600여 실의 숙박시설이 공급되더라도 2017년에 3만여 실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인기를 끌던 임대수익형 상품인 오피스텔이 공급 급증으로 연 4~5% 수준으로 수익률이 떨어지자 호텔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선보이는 호텔은 간단한 취사·세탁시설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호텔 관리업체인 세안택스 신진섭 본부장은 “장기 투숙객의 경우 일반호텔보다 객실 안에서 간단히 취사를 할 수 있는 호텔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일정 기간 임대수익률을 보장한다. KB부동산신탁은 이달 말 분양하는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포 R호텔의 경우 준공 후 2년간 연 10% 수익을 보장하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도 준다.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의 디아망스위트를 분양받으면 5년간 연 7%의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이 수익률이 좋다. 제주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50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 수익률이 연 9%를 웃도는 호텔이 적지 않다. 분양대행업체인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현재 제주도의 호텔 객실은 1만5000여 실에 불과해 평균 객실 이용률이 80%를 넘어 투자성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은 인사동·명동·남대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종로·마포 같은 도심권이 유리하다. 수원·화성 등 업무·산업시설이 밀집해 있어 바이어가 몰리는 지역도 눈여겨볼 만하다.

 투자에 앞서 반드시 등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구분등기가 되지 않을 경우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다. 사업 인허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숙박업이 아닌 오피스텔 등으로 허가를 받아 호텔로 운영하는 경우 적발되면 영업정지 같은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운영업체에 대한 철저한 확인 또한 중요하다. 일정 기간 임대수익이 보장되더라도 운영업체가 부도가 날 경우 수익률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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