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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주칠 장식의 왕실 목가구 미네소타까지 간 까닭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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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느티나무와 소나무로 만든 이층 옷장. 1700년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1967년부터 78년까지 풀브라이트재단 교육위원장으로 서울에 거주했던 미국인 에드워드 레이놀즈 라이트(1931~88). 그는 한국 전통 목가구의 단아한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시장에 나온 고가구를 싸게 사들인 그는 미국에 돌아간 후에도 자주 한국을 방문, 자신만의 고가구 컬렉션을 발전시킨다. 그의 사망 이후 수집품들은 미국 미네소타주 와이즈만 미술관에 기증됐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이 지난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와이즈만 미술관이 소장한 한국가구 190여 점을 조사했다. 컬렉션 중에는 18세기 경공장(京工匠)이 만든 왕실 가구부터 근래 수집하기 어려운 북한산 가구까지 예술적 가치가 높고 지역색이 뚜렷한 양질의 가구들이 다수 포함됐다.

 경공장에서 만든 이층농은 주칠과 흑칠로 장엄미를 살리면서도 왕실가구답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제작됐다. 모서리는 곡선으로 다듬은 귀퉁이 장식으로 감쌌으며, 테두리에는 두개 의 골을 파 깊이감을 살렸다. 먹감나무 결을 그대로 살린 나주반닫이와 무쇠장식을 앞판 전체에 붙인 박천반닫이 등은 지역색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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